배태랑 씨는 승용자동차를 운전하여 오산 미시장 길을 시속 20㎞로 가던 중 갑자기 옆에서 뛰어나온 10살 정도의 아이를 발견하고 급제동하였으나 살짝 치고 말았다. 배태랑 씨가 차에서 내리자 넘어져 있던 아이가 벌떡 일어났다. 이에 배태랑 씨가 아이에게 “괜찮니?“라고 물었더니, 아이는 ”괜찮아요.“라고 하면서 골목길로 뛰어갔다. 배태랑 씨는 다시 차에 올라, 가던 길을 가면 될까?

절대 안 됩니다. 그냥 가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속칭 ‘뺑소니’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차량의 운전자(이하 "사고운전자"라 한다)가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8. "자동차"란 철길이나 가설된 선을 이용하지 아니하고 원동기를 사용하여 운전되는 차(견인되는 자동차도 자동차의 일부로 본다)로서 다음 각 목의 차를 말한다.
가.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다음의 자동차. 다만, 원동기장치자전거는 제외한다.
1) 승용자동차 2) 승합자동차 3) 화물자동차 4) 특수자동차 5) 이륜자동차
나.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19. "원동기장치자전거"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차를 말한다.
가.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이륜자동차 가운데 배기량 125시시 이하의 이륜자동차
나. 배기량 50시시 미만(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경우에는 정격출력 0.59킬로와트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도로교통법 제54조(사고발생 시의 조치)
① 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死傷)하거나 물건을 손괴(이하 "교통사고"라 한다)한 경우에는 그 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이하 "운전자등"이라 한다)은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중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은 사고 운전자가 사고로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가져오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때 사고로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반드시 확정적임을 필요로 하지 않고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면 충분합니다. 즉, 피해자가 죽거나 다쳤다는 것을 알고 구호조치 없이 사고현장을 이탈하여야만 도주차량으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죽거나 다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구호조치 없이 사고현장을 이탈하여도 도주차량으로 처벌된다는 것입니다.

배태랑 씨는 승용자동차로 10살 정도의 아이를 치어 넘어뜨렸기 때문에 아이가 다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배태랑 씨는 아이에 대한 구호조치로 아이의 부모에게 연락하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진료를 받게 하여야 합니다.

10살 정도의 아이는 승용자동차에 치인 것이 자신의 몸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고, 사고로 당황하고 겁이 나서 다쳤는지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10살 정도의 아이가 괜찮다고 하여도 이를 믿고 구호조치 없이 그냥 가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배태랑 씨는 뛰어 도망가는 아이를 쫓아가 잡아서 병원 진료를 받게 하는 적극적인 구호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물론, 그냥 갔을 때 아이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도주차량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사고 직후보다는 며칠 후에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드물게는 며칠 후에 사망하는 예도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구호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이익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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