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의 부인은 乙에게 살해당하였다. 甲은 매우 화가 났지만, 법원에서 乙을 엄하게 벌할 것으로 믿고 법원의 처분을 기다렸다. 丙은 甲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네가 乙을 죽이는 것만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라고 끈질기게 말하였다. 이에 甲은 乙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甲이 乙을 죽이기로 하였다는 것을 전해 들은 甲의 장인어른인 丁은 甲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네가 乙을 죽이는 것만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라고 끈질기게 말하면서 甲을 격려하였다. 이에 고무된 甲은 乙을 살해하였다. 甲, 丙, 丁은 어떻게 처벌될까?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甲은 형법 제250조 제1항에 따라 살인죄로 처벌됩니다. 살인의 법정형(형법의 조문에 범죄별로 그 내용과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벌)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그런데 乙이 甲의 부인을 살해한 것이 참작되면, 작량감경(법률적으로는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법원이 그 형을 줄이거나 가볍게 하는 것)에 의하여 징역형의 하한이 2년 6월 이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53조(작량감경)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제55조(법률상의 감경) ① 법률상의 감경은 다음과 같다.
1. 사형을 감경할 때에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
2.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
3.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

형법
제31조(교사범) ①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

교사란 범죄를 범할 의사가 없는 타인에게 범죄실행의 결의를 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丙은 범죄를 범할 의사가 없던 甲에게 乙을 살해할 것을 결의하게 하였습니다.

따라서 丙은 형법 제250조 제1항, 제31조 제1항에 따라 살인죄의 교사범으로 처벌됩니다. 형법 제31조 제1항의 ‘동일한 형’은 법정형을 말합니다. 따라서 정범인 甲과 교사범인 丙이 같은 살인죄로 처벌되더라도 선고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乙이 甲의 부인을 살해한 것이 참작되어 甲에게는 징역 2년 6월이, 선량한 甲을 꾀어 살인을 저지르게 한 것 때문에 丙에게는 징역 5년이 각각 선고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조(종범) ①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
②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

방조란 정범의 범죄실행 결의를 강화시키거나 그 실행행위를 가능 또는 쉽게 해주는 실행행위 이외의 원조행위를 말합니다. 정범의 실행행위를 도와주면 종범이 아니라 공동정범이 됩니다. 丁은 甲에게 丙과 같은 말을 하였지만, 이미 살인의 결의를 하고 있는 甲의 결의를 강화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丁은 형법 제250조 제1항, 제32조 제1항에 따라 살인죄의 종범으로 처벌됩니다. 다만, 교사범과 다르게 종범의 형은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 살인죄의 법정형이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감경되면, 그 하한은 2년 6월 이상의 징역이 됩니다. 이에 더하여 乙이 丁의 딸을 살해한 것이 참작되면, 작량감경에 의하여 징역형의 하한이 1년 3월 이상이 될 수 있습니다. 丁에게는 1년 3월의 징역이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이익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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