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씨는 새벽 1시 A 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작은 방에 쌓여 있던 80억 원의 현금 중 1억 원을 훔쳐 나왔다. 대도 씨는 1억 원을 자신의 집 안방 침대 밑에 두었는데, 화재로 흔적도 없이 모두 타버렸다. 돌연 양심의 가책을 느낀 대도 씨는 경찰에 자수하였다. 경찰이 A 씨에게 1억 원의 피해가 있는지 물었으나, A 씨는 그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대도 씨는 절도 관련 범죄로 처벌될까?

(다른 증거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자백의 보강법칙이라는 형사소송의 원칙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자백의 보강법칙이란 피고인이 임의로 한 증거능력과 신용성이 있는 자백으로 법관이 유죄의 심증을 얻었다 할지라도 보강증거가 없으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자백은 자기가 저지른 죄나 자기의 허물을 남들 앞에서 고백하는 것. 또는 그 고백을 말합니다. 자수는 범인이 스스로 수사 기관에 자기의 범죄 사실을 신고하고, 그 처분을 구하는 일을 말합니다. 따라서 자수는 자백을 포함합니다.

보강증거란 자백의 진실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를 말합니다.

사례에서 대도 씨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경찰에 자수하였습니다. 위 형사소송법 제310조 따라서 대도 씨의 자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백의 진실성을 뒷받침하기 위하는 증거가 없으면 대도 씨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도 씨가 훔친 1억 원은 화재로 흔적도 없이 타버렸고, 피해자인 A 씨는 피해가 없다고 하므로(종종 있는 일입니다. 아마도 탈세나 뇌물수수가 발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대도 씨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증거가 없다면 대도 씨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이익현  변호사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