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혜 의원. ⓒ오산시의회

내년 초에 개관할 금암동의 ‘꿈두레 도서관’의 신축을 보면서 도서관에 관한 생각이 많아지는 시절이다. 세상이 어찌나 빠르게 변하는지 몇 년 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유행하여 누구나 디카 하나쯤 들고 다니더니 요즘은 디카를 쓰는 사람은 구석기시대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모두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로 이메일도 컴퓨터로 열어보는 일이 드물고 노트북보다 아이패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세상은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도서관은 별로 달라진 점이 없다. 도서관 운영은 변함이 없으므로 책은 늘고 시설은 좋아졌지만 세련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새로 생기는 도서관들은 최첨단으로 무장하고 이용객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고 있어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나 재미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최근 우리나라나 외국의 대학도서관, 공공도서관에 가보면 스터디룸은 탁 트여 있어 작은 소리로 토론이 가능하고 전화도 받을 정도의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런가하면 어떤 공간은 너무너무 조용하여 볼펜 한 자루라도 떨어지면 미안할 지경이다. 매우 조용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오산의 도서관은 대부분 시험공부를 하기에 딱 알맞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는 도서관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보기에 참 희한할 정도로 이상한(?) 곳에서 공부한다. 우리는 조용한 카페뿐 아니라 시끄러운 카페에서도 노트북을 켜놓고 작업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카페는 어떤 곳인가? 요즘같은 삼복더위에는 아주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고급음료를 팔고 편안한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주변에는 제법 큰소리로 대화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것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의미한다. 창의성은 절대로 영혼이 자유롭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편안한 분위기, 기분좋은 냉난방,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공간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별의별 아이디어가 다 떠오른다. 4,5천원짜리 음료로 자리를 사서 하루종일이라도 있을 수 있는 카페는 공부하는 사람에게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이것이 요즘의 트렌드이다.

그러나 카페에는 책이 없다. 도서관에는 손만 뻗치면 닿는 갖가지 책이 있다. 그렇다면 도서관에 카페의 기능과 편안함을 들여오면 어떨까? 이용하는데 돈을 낼 필요도 없고 수많은 책이 있고 편안한 소파와 딱딱한 의자, 컴퓨터, 커피와 음료를 갖추고 있는 도서관! 게다가 카페음악과 같은 선율이 흐르는 안락한 도서관이 있다면 시민들은 그 곳을 얼마나 사랑할 것인가? 아, 또 한 가지, 도서관만은 관공서처럼 에너지 아낀다고 찜통을 만들어 놓으면 안된다. 이 시대의 화두인 삶의 질은 끊임없는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교육은 평행학습의 차원으로 승화되어야 하는 것. 여기에 정점을 찍는 도서관에 먼저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산의 도서관들은 이제 조용한 ‘혁신’을 했으면 좋겠다. 이미 운영하고 있는 도서관은 잔잔한 음악으로 변화를 도모하자. 새로 생기는 꿈두레 도서관은 일률적으로 직사각형인 서가를 택하지 말고 서점보다 예쁜 갖가지 색상과 모양의 서가를 들여놓고, 구석구석 편안한 소파를 놓았으면 좋겠다. 이 방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악이 흐르는 방, 저 방은 마냥 조용한 방을 꾸며 운영의 묘를 살리면 어떨까? 시민들의 반응이 자못 궁금하다.

최인혜  오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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