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혜 오산시의회 의원. ⓒ오산시의회

요즘 심심치 않게 유기농 작물재배로 언론에 보도되는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를 보며 도시농업조례와 친환경농업지원조례를 발의한 의원으로서 나는 농업에 매우 관심이 많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아직도 한참 일 할 나이에 은퇴해야 하는 어르신들은 얼마나 억울할까?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하며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제목의 노래를 흥겹게 부르시는 노래교실의 어르신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이들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시의 예산으로 노인일자리를 만든다. 거리에서 노란 조끼를 입고 청소하시는 분들은 우리시에서 임금을 받는 어르신들이다. 일자리를 배당받으신 어르신들은 한 달 몇십만원의 일당을 받지만 그것은 오산시의 ‘파이’에서 잘라낸 예산이므로 주머니돈이 쌈지돈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로 어르신이 돈을 버는 생산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도시농부학교에 등록하여 농부수업을 받고 서울대 부지에 땅 몇 평을 분양받아 거름도 만들며 농사짓는 흉내를 내 보다가 밭에도 몇 번 못가보고 완벽히 실패하고 말았다. 젊은이들은 나처럼 바쁜 일상에 농사를 짓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건강하고 시간이 있는 어르신들은 다르다. 내 아이 돌보듯 땅을 돌보며 농작물을 키우실 것이다.

오산땅이 좁다고는 하지만 구석구석 돌아보면 유휴농지가 꽤 있을 듯 싶다. 농림공원과, 지역경제과, 도시과 등의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도심의 유휴농지를 찾아보고 그것을 농사에 관심있는 무직 어르신들에게 분양하여 유기농 농사를 짓게 하는 것은 어떨까?

오산은 본래 도농복합지역이었다가 운암, 세교단지 등의 개발로 농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농업에 종사하던 노령층이 그대로 존재하고 작금은 식량의 자급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 아닌가? 쌈거리 등 일회용 농사를 넘어 김장자급, 곡물자급까지 목표로 하면 이는 식량 자급에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령층의 일자리 창출과 시민들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한다는 목적으로 도시농업과 노인일자리를 연결시키는 사업을 오산시가 반드시 했으면 좋겠다. 도시농업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이에 종사하고 있는 시민들이 어르신들에게 무제초제, 무비료, 순환형 퇴비의 사용 등 유기순환 생태농업의 원칙을 교육시키면 될 것이다.

이 사업은 비단 식량의 자급자족에 일조 할 뿐 아니라 도시공동체를 육성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수확에만 목표를 둔 개인적인 농사에 머물지 않고 공동경작을 하며, 탄소배출을 줄이고 관내 농민과 공생의 대안을 찾음으로써 공익적 기능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사업은 도시농업의 주체와 지자체가 밀접한 협력관계를 이루기 때문에 자립에 기초한 거버넌스 운동의 성격도 띤다.

생산물의 직거래장을 오산시의 전통시장, 오뫼장터에 열게 되는 때를 생각해 보자. 오산시는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으며 가시적 성과도 있어 보이나, 어르신들의 유기농 농작물이 예전 우리 시장의 ‘싸전마당’같은 위치를 차지하며 직거래된다면 이는 진실로 특화된 전통시장 정책이 될 것이다.

이미 의원이 발의한 조례가 있고, 도시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시민들이 있으며, 농사의 경험이 있는 무직 어르신들이 많은 오산시의 조건에 도시농업과 어르신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업은 우리시에 매우 적합한 화두가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오산천살리기 지역협의회 지상훈 집행위원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썼음을 밝힙니다.

최인혜  오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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