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완전개방에 따라 우리나라의 축산농가는 거의 도탄에 빠졌다.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는 벌써부터 더 늦기 전에 라며 40~50만원이나 하락한 가격에 소를 내다팔기 시작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소 사육농가 뿐만 아니라 돼지와 오리 사육 농가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유는 미국산 소의 등심갈비 가격이 국내산 삼겹살 가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자생력이 부족한 축산 농가는 줄도산을 맞이할 전망 이지만 경기도의 뾰족한 대책이라는 것이 고작 ‘생산이력표기의 강화’와 ‘G마크 축산브랜드의 규모화’라는 것이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대책이다.
정부에서도 이미 발표한 쇠고기 생산이력제도의 강화는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지 경기도가 도민을 위해 단독 추진하는 것도 아니다.
생산이력제도는 원산지표기와 소의 등급표기를 정확히 함으로써 미국산 소와의 구별을 확실하게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일 뿐이다.
미국산 솨고기가 국내산 한우로 둔갑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는 환영하는 바 이지만 단순한 생산이력표기의 강화는 광우병 청정지역인 뉴질랜드산 쇠고기의 판매를 보다 유리하게 할수 있다는 생각은 안해 봤는지 모르겠다. 현재 수입되고 있는 뉴질랜드산 소는 한우보다 좋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미국산 쇠고기 보다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쇠고기에 속한다. 소비자는 한우보다는 싸고 광우병 위험이 덜한 뉴질래드산이나 호주산 쇠고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한우 쇠고기만을 고집하는 부자들은 가격에 관계없이 앞으로도 한우만을 먹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서민에게 한우는 그저 고급 음식일 뿐이다. 서민들에게 있어 싼가격의 위험한 미국소 보다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국가의 쇠고기를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현재 경기도 농정국이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쌀이 해마다 증가하며 시중에 풀렸지만 음식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일선 학교에서는 수입쌀도 아니고 고급 브랜드미도 아닌 일반미를 구입해서 학생들에게 공급하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이것을 알고 있는 경기도가 추가 안정대책이라고 제시한 ‘G마크 축산브랜드의 규모화’는 구호에 그친 행정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따져 볼 때 개인에 의한 미국산 쇠고기 구매나 외국산 쇠고기의 선택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학교를 포함한 경기도 산하단체와 법인 등에 경기도산 한우를 소비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해주겠다는 실천적인 전략이 필요한 것이지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한번더 강화하는 것으로 안정대책을 마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기도는 WTO 체제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우 소비업체에게 어떤 식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로드맵이 없고 구호만 있는 전략으로는 경기 축산농가를 수렁으로부터 건질 수 없다.
줄도산이 코앞에 닥친 농가를 구체적으로 구제할 방법은 소비자에게는 없다. 소비자와 축산 농가 모두를 만족 시키려는 경기도의 노력과 이를 받아들이려는 각급단체가 자구책을 강구 한다면 경기도는 우리나라 모든 시군의 모델이 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진정한 성장동력 이라는 칭호를 얻게 될 것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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