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창씨개명 조상이 통곡할 일
최근 영어 몰입교육의 중요성이 정치적으로 강요된바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서 협상단이 미국 영어를 잘못 해석해 우리 측이 손해 봤다는 기사가 있었다. 역시 영어를 잘해야 협상도 잘할까?
영어가 국제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하기는 하지만 멀쩡한 우리네 이름까지 버리면서 영어몰입이 강조되는 것에는 분명히 반대한다.
최근 유치원에서 불고 있는 영어 교육을 보자면 소라, 지원, 은희, 등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 이름이 무시되고 아이들에게 영어이름 지어주기가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어느 집 아들은 존, 폴, 데이빗 으로 불리고 누구네 집 딸들은 리사, 마리,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일제의 창씨개명에 맞선 조상들의 혼은 어디가고 영어식 사고를 가르치기 위해 스스로 창씨개명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도 LA가 되고 CICAGO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영어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몰입 이라는 교육의 방식이 결국 영어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강요되고 문화와 풍속까지 바꿔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당국자가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아닌 밤중에 김씨를 존으로 바꿔야 하고, 이씨를 폴로 바꿔야 한다면 조상을 모두 버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라나는 아이들, 특히 이제 막 인성교육이 자리 잡히는 유치원생을 상대로 한 영어몰입 교육이 자칫 우리 선조와의 단절로 이어지고, 우리에게 소중하게 이어져 내려온 문화유산이 폄하되는 사태까지 발전하지 않도록 대안을 정부 당국자가 준비해야 된다.
영어몰입교육이 강조되는 만큼 국어에 대한 이해와 우리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함께 가르쳐서 영어가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아이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가르쳐야 한다. 영어 잘하는 국제인 보다, 우리문화를 잘 이해하고 도덕적으로 완성된 사람이 우리의 미래에는 더 많이 필요하다.
성남에서 주부가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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