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명절 이라는 추석이 코앞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을 믿고 올인한 국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속이 심히 쓰리다. 환율은 오를 만큼 올라서 국내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월급은 제자리인 상황을 바라보고 있자니 속이 부글부글 끓을 지경 이지만, 아직은 괜찮다는 정부의 입장발표는 사람 까무러치게 할 것만 같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미국발 모기지 부실은 국내 은행의 투자 손실로 이어지고, 시중은행들은 그 여파를 감당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결국 자금줄이 막힌 중소기업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지만 딱히 도와줄 만한 국가기관이나 단체가 없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 많은 사람들을 실업자로 몰고 있으며, 거리로 나온 실업자들은 대기업이나 관공서의 비정규직 자리라도 얻으려고 목숨을 걸고 뛰어 다니고 있다.
비정규직의 설움을 알고는 있지만 당장 먹고살 일이 아득한 입장에서 무엇을 가릴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기업 입장에서 보면 비정규직이라도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경제가 어려울수록 지천에 널려 있는데 굳이 정규직을 늘려 회사의 손해를 감수할 생각은 없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비정규직은 늘어만 가고 그 힘도 약해진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바로 잘려도 바로 대체할 인력이 넘치는 세상에서 인권은 어디에서도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 2008년 일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약속한 대한민국의 거리 현실이다.
이쯤이면 국민들이 왜 이명박 대통령을 선출 했는지 알만하다. 경제가 성장하면 비정규직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며, 일자리가 많아지면 당연히 노동자의 권리도 일정 상승 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거꾸로 나왔다. 현 정부의 감세정책은 부자들의 배를 불리는데 효과가 있었지만 시급한 일자리 창출의 문제나, 노노간의 임금격차를 줄여 상대적 빈곤감을 줄이는 것에는 실패를 거듭하고 말았다.
중소기업의 줄도산은 코앞에 닥쳤으며, 대기업의 유망업종 진출은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다. 잘나가는 공기업의 지분 매각을 이용해 기업 확장을 몰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버려진 비정규직 들이 국가경제의 이동 앞에 무력하게 노출돼 다시 한번 거리로 몰려날 지경이 된 것이다. 서민을 생각하는 금융정책과 기업정책이 모여 새로운 시대의 경제정책을 만들고, 소득격차를 해소해 사회적 갈등을 줄이려는 정부의 탄생은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 의문이 든다. 추석 앞에서 말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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