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리포트 단상

최근, 우리나라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맞는 행사라는 국제보트쇼는 어느덧 “2만불 시대의 행사에도 맞다.” 라는 내용을 포함한 보도자료가 경기도청발로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어느날 ‘소녀시대’라는 인기 있는 젊은 여성그룹이 ‘국제보트쇼’의 홍보대사로 임명됐으니 “알아서 취재해 봐라”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소녀시대라는 그룹이 워낙 인기가 많고 할 일이 많아서 인지 다음날 중앙지에서 이를 취급한 기사는 별로 없었다. 결국 행사 당일 홍보대사를 빙자한 초청가수 공연과 노래 2곡에 도민의 혈세 5,000만원이 날아간 셈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경기도 교육감에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기사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기사 처리되고 있었다.

자녀의 교육에 목숨을 거는 대한민국의 교육풍토를 감안하면 “경기도지사가 오세훈 서울시장이건, 김문수 경기지사이건 알바 아니다”라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여론이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인이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 교육감은 위치는 피부로는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리다. 여기에 경기도 교육감은 현 정부의 줄 세우기 교육을 정면 거부한다며 나름의 철학을 강조해 당선됐다.

지방정치를 내려다보는 중앙정당과 언론에서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행보는 말 한마디, 손짓 하나까지 주시 받는 입장이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반 이명박 교육정책이기 때문이다. 현 대통령의 교육 정책 하나하나에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대응과 문제제기가 대한민국 교육정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은 이명박 시대의 김상곤 경기교육감에게 눈을 뗄수 없다.

이런 중요한 사람의 커다란 행보가 오늘 있었다. 정치인인의 이야기가 서민들 술자리의 가십이라면 교육문제는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의 중심화두다. 정부의 교육정책과 이에 반한 교육정책의 충돌이 경기도 벌어지고 있는 첫 역사적 현장이 오늘 있었다.

김상곤 당선자의 취임이 바로 역사적 현장이다. 현 대통령의 평준화교육 반대의지와 평준화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근간이라는 철학이 여기 경기도에서 공적으로 부딪치는 현장이 된 것이다.

교육의 변두리 경기도가 이제는 대한민국 모든 교육의 중심지이자 새로운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역사적 실험의 장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 경기도지사는 없었다. 경기도청에서 경기교육청까지 걸어서 20분, 지난 경기도 국정감사때 한나라당 모의원의 출판기념회에 헬기를 타고 갈만큼 당당하던 김문수 경기지사의 헬기는 오늘 하루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