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들의 유가족이 국적을 떠나 오열하는 상황이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리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인재 이었다면 정확히 조사해야할 부분이 아직 많은 것이 당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아직 사고의 정확한 진상파악조차 안된 상황에서 일국의 대통령이 사과부터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좀 더 생각해야할 부분이다.
참사와 자동차 사고를 비교 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일반적인 자동차 사고의 교훈은 국제법에도 충분히 통한다. 선 사과가 자신이 100%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사과 이전에 조사와 법률적 검토를 거치는 것이 관례다.
일본은 한국의 대통령이 비공식적 사과와 유감표명을 했다는 것을 기조로 해서 우리나라의 잘못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으면서도 자국민의 잘못은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사격장에서의 흡연문제와 흡연이 가능한 실내 사격장을 출입한 그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는 태도이다.
세계가 좁아진 환경 덕분에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에 관광을 간다, 그리고 많은 사고를 접하게 된다. 그 중에 우리나라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일년에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를 알 수는 없지만, 관광객이 사망할 때 마다 관련된 외국의 국가원수가 우리에게 사과한 일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묻고 싶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초등학생으로 부터는 게임의 악당으로 등장하고, 중학생으로 부터는 혐오스러운 케릭터로 등장해 무게감을 많이 상실하고 있다. 고등학생들과는 지난 광우병 사태 당시 학생들의 구속과 관련,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이 돌고 돌아 시중의 안주가 되고 있으며, 대학생들로부터는 민주의 오적에 그 수장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땅히 존경 받아야 할 일국의 현 대통령에 관해 초등학생이 막말을 하면서도 전임 통수권자에게는 대통령이라는 말을 붙이는 현실의 비극을 청와대가 받아 들였다면 섣부른 대 일본 유감 표명은 없었을 것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타국에 사과할 때는 좀 더 진중하고 무거운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아직 참사의 정확한 원인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라고 밝혀지기 전인데 사과부터 한다면 모든 오명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 지게 되기 때문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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