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리포트 칼럼)

진보와 보수를 떠나 무상급식의 본질이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며 제도이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올바로 가야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무상급식에 대한 공방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무상급식에 대한 여론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농산어촌 초등학교와 300인하 소학교에 무상급식’을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한나라당에 의해 처참하게 무너졌으며. 이어 지난해 12월 김상곤 교육감은 31개시군이 매칭해 초등학교 5,6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도입하기 위해 65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이마저 끝내 거부당했을 때부터다.

그 뒤로 지금까지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은 이어져 왔다. 끝내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무상급식은 사회주의적 논리라며 해묵은 색깔론 까지 등장시키며 무상급식을 반대했다.

색깔론, 표풀리즘 이라며 무상급식의 도입을 결사반대하는 논리가 무상급식의 기본 취지인 ‘차별 없는 교육을 위한 정책’의 일환 이라는 본질을 벗어나 여당 정치권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애초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상급식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자신들은 무상급식 대신에 오히려 ‘차상위계층’에 대한 무료급식 예산을 올려 수정안을 만들었다. 이는 교육청이 무상급식에 필요하다며 650억을 제출한 것보다 오히려 300억원 가량이 더 추가된 예산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자신들의 논리에 스스로 못을 밖은 꼴이 됐다.

또한, 2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강원춘 전 경기교총회장은 무상급식은 포풀리즘이고 자신은 무상급식보다 내용이 좋은 ‘책임급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책임급식은 기업과 지자체들에게서 기금을 모아, 월수300 만원 이하의 자녀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급식에도 학교에 ‘자신들 부모의 소득에 관한 서류제출은 해야한다’는 것이며 아이들이 모르게 제도를 보완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주장이다. 지금도 제도상으로는 어느 학생들이 무료급식을 받는지 모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현실로 돌아와 보면 무료급식을 받는 아이들의 가슴은 상처투성이다. 무상급식의 시작은 여기에 있다. 가난한 사람이거나 부자이거나 무상교육의 범위 안에서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급식을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무상급식의 본질이며, 미래를 생각하는 여러 교육정책중 그 하나가 무상급식 이라는 것이다.

이 본질을 벗어난 사안들, 제도를 아무리 고쳐도 무료급식은 무상급식이 될 수 없으며, 신종용어인 책임급식이 무상급식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아이들 가슴에 상처내지 말자는 취지의 제도도입을 가지고 색깔론이나 포퓰리즘을 들고 억지를 쓰면 안 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무상급식이 정히 하기 싫으면, 무상급식을 하면 안 되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들어야 한다. 없다던 예산을 늘려 한나라당 수정안을 만든다거나, 정치적 결과를 예측해 공격하는 의미 없는 발언대신, 무상급식을 대신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차별로 인한 상처가 없는 제도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