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성시민

절대빈곤시대의 논리를 가진 사람이
경기교육감에 도전 하려는 것 자체가 경기도민에 대한 모욕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지난해 4월8일 주민직선제로 당선됐다. 그리고 6월 2일 첫 직무를 보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 까지 한나라당과 그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김상곤 경기교육감을 ‘좌파 교육감, 이데올로기에 물든 교육감, 전교조 교육감’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하다못해 교육감에 나서겠다는 사람들도 현 교육감을 좌파, 전교조 교육감, 정치적인 교육감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그런데 누가 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을 흔드는지 생각이나 해보고 하는 말인지, 말이면 그저 다해도 되는 지 묻고 싶다.

오늘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과학문화 수석 비서관을 지낸 바 있는 정진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경기도 의회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말들을 되풀이 하며 김상곤 경기 교육감에 대해 비평이라기보다는 힐난에 가까운 말을 했다.

지난 6일에는 전 경기도 교육감 있었던 김진춘 전 교육감도 “정쟁이나 일삼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있는 한 불행의 연속이 될 것이다.”고 주장하며 거침없이 비난의 날을 세웠다.

현 교육감을 반대하는 이들 모두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김상곤식 무상급식은 안되고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무료급식은 된다는 것이다. 이해와 타협, 논의를 떠나서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을 한 정진곤 예비후보도 한나라당의 학교급식안을 찬성 했다. 무료급식과, 무상급식의 차이나 알고 말하는 지,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최근에 경기도 대변인조차 ‘우리가 밥을 공짜로 주고 있으니’ 이것도 무상급식 이라며 억지 주장을 편 실례가 있다.

무상급식은 분명 절대빈곤 시대의 급식이 아니다. 차별이 사회문제가 되는 상대빈곤의 시대에 적용되는 사회적 문제해결의 한 해법이다. 그런데 여전히 한나라당은 무상급식의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해 절대빈곤시대의 급식을 강요하며 차별을 당연한 것처럼, 숙명처럼 받아들여라 한다. 절대빈곤시대의 논리를 가진 사람이 경기교육감에 도전 하려는 것 자체가 경기도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 된다.

또한, 현 교육감과 지금 그 직에 도전하려는 사람 중, 누가 더 정치적이며 교육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정치인이 아니라고 보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단 한명도 없을지 몰라도 일개 범부인 필자에게는 분명 정치인으로 보인다.

정치인이 교육계의 수장으로, 그것도 초 광역지자체인 경기도 교육의 수장으로 온다는 것이 얼마나 정치적으로는 도박이며, 교육적으로는 불행한 일인지 통탄할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철학과 역사보다 영어를 우선시하는 영어몰입을 교육철학의 주제로 삼은 집단, 한명의 영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학력저하를 주도했던 집단들의 반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제 아름다운 민주주의를 꽃피운 사람들의 거름과 희생을 바탕으로 경기도에서 보편적 복지가 시작 되려고 한다. 이 도도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현 교육감을 정적으로 비판하는 것이야 정치적으로 있을 수도 있지만 터무니없는 비난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경기도 교육계의 수장에 도전 하려는 사람이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