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알레르기에 걸렸나 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나라의 민주화 역사와 궤를 같이한 민중의 노래다.
30년 전, 광주에서, 87년 6월 항쟁에서, 거제에서 구로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중과 함께 민주화 승리의 주역이 됐으며, 언제나 민주주의와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 지금까지 왔다.
그런데 보훈처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뭘까?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현 정부의 아량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제 지겨울 정도로 귀에 따갑다. 정부와 보훈처가 굳이 30년간 민중의 대표적 노래를 제창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얻는 실익은 거의 없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국민적 반감만 커지고 갈등의 불씨만 남겨 놓은 꼴이 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발전 과정과 함께 궤를 같이 한 노래가 있다면 오히려 역사 속에서 노래를 인정하고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통 큰 이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굳이 외면하고, 왜곡하는 것은 옳지 않은 방향이다. 가뜩이나 경제적 빈부차가 날로 벌어져 갈등은 넘쳐나고, 소통은 부족한 시대에 정부까지 나서서 불화와 갈등을 부채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사심 없는 훌륭한 정부였다는 훗날의 평을 조금이라도 기대하길 바란다면 정부는 민중에 노래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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