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등 쌀, 경기미의 명성을 빌린 충청도 산 추청쌀이 초저가로 경기도를 공략하고 있다. 예로부터 경기미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사용됐다. 일제 강점기에는 대표적인 만생종인 ‘아끼바레’ 품종이 경기미를 대표하면서 지금의 경기미가 됐다.
만생종을 키울 수 있는 지역은 흖지 않다. 일교차가 커야하며 가을볕이 오래가는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만생종은 경기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며, 긴 생육일수 만큼이나 남과 다른 밥맛을 자랑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경기도는 경기미의 품질 향상을 위해 농정 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해 오며 품질 유지와 보급에 최선을 다해 왔다. 타 지역 쌀에 비해 비싼 가격이 매겨져 있지만 그것은 경기미의 품질이 그만큼 좋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경기미의 대표주자로 성장한 추청벼는 대한민국 제일을 자랑하는 벼 품종으로 이미 인정을 받아 경기도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그런데 뜬금없이 충청도 산 추청쌀이 시중에 풀리면서 시장에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
추청하면 경기미를 연상 시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임에도 추청의 명성을 도용한 듯한 쌀이 저가로 풀리면 전체 경기미의 가격 폭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쯤 되면 농정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내세워야 하지 않을 까 싶다. 경기도 산 추청쌀과 충청도 산 추청 쌀 가격은 20Kg당 2만원 상당의 차이가 난다. 소비자들은 다 같은 추청쌀 임에도 벌어지고 있는 가격 차이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경기도 대표 쌀의 위상은 하락하고 충청도 산 쌀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번다’는 식의 충청도 산 추청쌀의 경기도 공략은 경기도 농민에게는 치명적이다.
경기도 농정 당국은 지금 당장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동안 경기미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음에 관심을 가지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 처방식 땜질은 곤란하다.
쌀값 폭락에 무너지는 경기도 농민의 억장이 지금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 경기도 농정 당국의 확실한 대처가 경기도 농민을 살리는 길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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