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대통령이 있어서 국민이 행복했고,
바보 채인석 시장이 있어서 화성시민들이 행복했으면 한다.
금으로 된 술잔의 아름다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金樽美酒千人血),
옥쟁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이라(玉盤佳肴萬姓膏).
촛농이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燭淚落時民淚落),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성이 드높도다(歌聲高處怨聲高).
춘향전에서 어사 이몽룡이 변사또의 생일잔치에 상을 받아 답례로 만들었다는 시(詩)다. 이 시가 갑자기 유명해진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부정부패와 공무원을 연관 지어, 지금의 공무원은 그때보다 청렴하다는 말을 하려다 그만 말을 잘못해 “변사또가 춘향을 따먹으려다”라는 식으로 오해를 받아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것을 두고 고전 춘향전을 애마부인 수준으로 격하시켰다는 비아냥거림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가 민선 1주년을 맞아 7월 1일 수원 야외음악당에서 성대한 1주년 기념식을 올렸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물론 염태영 시장을 도와 시장선거에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이 다 모여 자축연을 지켜봤다. 뿐만 아니라 시청 국장, 과장, 계장 및 대다수의 공무원들이 행사에 참가해 취임 1주년을 기념했다.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성악가의 축하공연이 이어지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자축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 시간 시청사 안에는 부서별 당직자들을 제외하고는 공무원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관리감독을 해야 할 공무원들이 없으니 신이난 공익요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배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참으로 가관이구나.”라는 요즘 유행하는 개그의 한 마디가 실감나는 순간 이었다.
반면, 그 시간 화성시 공무원들의 핸드폰에는 채인석 화성시장의 문자 메시지가 들어가고 있었다. “앞으로 더 힘내시고 용기를 가지고 잘해보자”는 시장의 시정의지가 담긴 메시지 였다. 그리고 오후 2시가 넘어서 화성시에는 때 아닌 피자 배달 차량이 도착했다. 피자 한 두판 시키면 통상 오토바이가 와야 하는데 화물차로 피자가 배달 됐다.
채인석 시장이 화성시 공무원들에게 1주년 됐으니 먹고 기운내자는 의미로 부서별로 두 판씩 샀다고 한다. 자축을 하는 풍악은 없었으나 참 고마운 시장이다. 금요일 붐비는 민원인 생각해서 공무원을 동원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취임 1주년을 조용하지만 의미 있게 보내겠다는 생각은 겸손하고 또 겸손하다.
자칭 고)노무현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정치를 시작했다는 그의 말과 신념도 용기가 있었지만 그의 행동 또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 바보 노무현 대통령이 있어서 국민이 행복했고, 바보 채인석 시장이 있어서 화성시민들이 행복했으면 한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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