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리포트 칼럼> 팔달구청 수원화성 성내 이전 재고해야

 조선 22대 임금 정조는 수원에 조선의 두 번째 신도시를 세웠다. 조선의 첫 번째 신도시는 한양이다. 고려의 수도 평양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념과 조선의 건국이념에 맞는 땅을 골라 왕궁을 건설했다. 그곳이 지금의 서울이자 한양이다.

다음으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도시가 수원이다. 조선 22대 임금 이었던 정조는 수원에 작은 성을 건설했다. 한양성의 10분의1 정도의 규모에 해당하는 수원화성을 건설하고 그 안에 동서남북 문을 만들고 종각을 세웠다. 한성의 미니어처 급에 해당하는 도시이지만 우시장을 비롯해 자족 경제를 위한 도시기반시설까지 만들어 사도세자와 헤경궁 홍씨를 모셨다.

이 시설물은 지금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고 수원시민은 이를 잘 보존하고 가꾸며 널리 알리는데 지난 10년을 아낌없이 투자해 왔다. 그런데 민선5기 염태영 민주당시장이 성내 주민들의 지난 고통을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이곳에 구청을 이전 한다고 한다.

당연히 구설은 시내 전체에 가득하다. 수원시민 어느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단독으로 결정했다. 시민참여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겠다던 거버넌스 행정 공약은 어디가고 구청 이전 공약만 지키겠다고 한다.

구청 이전을 총감독한 제2부시장은 이곳에 구청을 옮기면 성내 사람들이 받고 있는 규제개혁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구청이 성내로 들어온다고 해서 건축규제가 풀리는 것도 아니다. 또 재래시장을 살리겠다고 하지만 재래시장의 태반은 성 밖에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10년간 이곳에 투자한 예산의 80%가 수원시민의 세금이라는 문제가 있는데 구청이 성내로 옮겨지면서 수원화성복원은 더 힘들어 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구청주변의 지가 상승은 물론 행정인력이 세계문화유산 안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물가 상승과 교통 문제도 심각할 수 있다.

복원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제2부시장의 어처구니없는 말도 다시 주어 담아야 한다. 지난 10년간 이미 5천8억원이 기투자 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복원을 하겠다는 계획을 중단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을 중단하는 것과 같다.

이미 우리는 중앙정부 전 정부가 추진해오던 것을 갑자기 중단시키고 새로운 사업과 이념에 몰두해 발생하는 혼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 지방정부마저 전임 지방정부의 사업을 갑자기 틀어버린다면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며 행정의 연속성은 아예 없어질 판이기 때문이다.

정조로부터 시작한 수원화성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과 공무원들만의 몫은 아니다. 나 아니면 안 될 것 같지만 수원시장이나 몇 명의 공무원이 없다고 해서 수원화성의 복원이 중단되는 것도 아니며 수원시가 퇴보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전임시장들이 훌륭하게 시정을 이끌어 왔으며 앞으로도 현 시장이 전임시장처럼 수원시정을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의 본산이자 세계문화유산을 잘 가꾸는 방법에 대해 좀더 진지한 고민을 했으면 한다. 논란이 많을수록 배가 산으로 간다는 옛말은 통치를 위한 허언이다. 논란은 에너지이고 민주주의임을 민선5기 수원호가 잘 알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