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학교 구별하기 밖에 남지 않는다"
무상급식,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무상급식이라는 공약을 걸고 선거에 나서 대거 승리했다. 경기도만 보더라도 31개 시·군 단체장 중 무상급식을 공약한 28개 단체장이 민주당으로 교체되는 파란이 있었다. 서울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 됐다. 무상급식은 이미 선거를 통해 실시해야 한다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것에 동의하지 않고 ‘단계적 무상급식’을 하겠다며 이를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한다.
단계적 무상급식!, 부모가 가난한 아이들 50%부터 먼저 실시한다는 말이다. 오세훈 시장의 말대로 가난한 부모를 둔 아이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되는 현장으로 들어가 보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가관’이 될 전망이 높다.
행정적으로 누가 무상급식의 대상인지 숨긴다고 정치권은 말하지만 집안 형편이 좋아 급식료를 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편 가르기가 시작될 수밖에 없는 약점은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한 반에서 공짜를 먹어야 하는 아이들의 가슴에 낙인이 찍히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진다는 말인가? 초등학생에게 너희 부모는 가난하다는 낙인을 찍어야 속이 시원하고,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다 라며 신자유주의 경제사상을 가르치려는 요량이라면 모를까, 오세훈 서울시장의 오기는 학생들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중단되어야 한다.
또한, 무상급식 시스템은 교육청과의 매칭시스템이다. 지자체와 교육당국이 예산을 각각 합의해 부담하는 제도다.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 무상급식을 투영해 본다면, 무상급식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구청과 학교가 나누어지게 된다. 결국 무상급식 예산을 많이 타가는 학교가 가난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낙인이 찍혀, 급식비를 내는 학생들의 대거 전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표 단계적 무상급식은 결국 아이들 마음에 상처주기, 가난한 학교 구별하기 밖에 남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전면 무상급식 시행보다 훨씬 저렴하게 먹힐 것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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