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 넘도록 끌어오던 한미간 FTA국회 비준 동의안이 날치기로 처리됐다. 조중동1면 머리기사에는 ‘날치기, 강행처리’라는 단어는 모두 빠지고 통과에만 무게가 실렸으며, 일부 진보적 신문들은 ‘날치기, 강행처리, 미국 경제 종속’이란 단어를 써가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환영의사를 밝히고 오는2012년 1월1일까지 이 법령이 실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한다, 참 서운한 면이 있다. 특히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서운한 면이 있다.
재협상 한 번 하자는 요구를 들어주기가 그렇게 어려웠을까 하는 부분이다. 국가 중대사 그것도 국운을 걸만한 중대사이기 때문에 몇 번을 거듭해도 손해 볼 것이 없는 재협상 한번 하기가 그렇게 어려웠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처음 한미 FTA협상을 맺었을 때 미국은 재협상 요구를 했으며 우리는 이를 수용했다. 또 시간이 흘러 글로벌 환경은 변화됐고 세계경제는 침체일로에서 탈출구를 찾으려 안간힘을 쏟아 붙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수정해서 재협상을 할 필요가 충분이 있었다고 보여 지며, 미국측도 우리의 재협상 요구를 거부하기에는 어려움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진해서 여당의원들이 재협상 불가라고 선제적 선언을 한 뒤, 국민들이 독소조항에 대해 채 다 알기도 전에 강행처리를 해야만 했을까 하고, 지금의 여당 국회들이 정말 이 나라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인지 묻고 싶다. 선거철에만 국민에게 을이 되는 정치인들이야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지만 국민 목숨이 달린 문제들을 강행처리 한다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태도인지 따져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번 FTA 시행으로 인해 정부와 언론에서는 약값이 오를 것이라는 추측만 내보내고 있다. 약값이 오르면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발상도 없이 오를 것이라는 예고만 잔뜩 하고 있다. 약값이 오르면 국회의원들이 약값 때문에 고생하거나 돈이 없어 약을 사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지만 서민들에게는 물가 인상보다 신경 쓰이는 것이 약값인상이다.
약값 인상하면 당연히 병원비도 오른다. 얼마나 오를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예측도 되지 않는다. 약값 인상에 대한 예측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여당 국회의원들은 비준안 동의를 날치기로 강행했다. 어쩌란 말이냐!
지난2000년 초에 있었던 글리벡 사태를 여당의원들은 모두 잊어버렸단 말인가? 2000년 초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는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단가를 한 알 당 2,5000원으로 인상했다. 하루 4~8알 까지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은 월 300~400만원의 돈을 약값으로 지불해야 했다. 결국 이 사태로 약은 있어도 돈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발생하자 부랴부랴 약값 안정화에 대한 대책을 세운 적이 있다. 여당은 이런 대책이라도 세워놓고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켰는지 의구심이 든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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