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봄이 오는 걸 막아내는 듯 한여름의 태풍처럼 강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곧 총선이라지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 날! 일주일도 안 남았네요.

총선 관련 기사를 보니 이번 선거에 젊은이들의 투표의사는 50%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 동안의 투표율 20%대에 비하면 요즈음 젊은이들이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20대 끄트머리에 있지만 20대 투표율에 영향력 있는 사람이겠지요? 또 20대 청년이 70%만 투표해도 나라가 바뀔 수 있다던데요. 2~30대 청년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한 표 행사하신다면 나라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 푸른학교 아이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박현선 선생님. ⓒ박현선

제 주변에 대학생, 청년들, 젊은 애기 엄마들의 일상을 보면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밤에는 알바, 낮에는 피곤해서 강의시간에 졸고, 방학 동안에는 취직하여 돈 벌고. 그렇게 졸업하면 막상 취직은 안 되고, 취직을 해도 ‘88만원 세대’라고 낮은 연봉으로 학자금 받은 대출 갚아가면서 미래를 계획하기란. 청년실업, 늦어지는 결혼, 저출산의 문제가 여기서 부터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혼 3년차 주부이고 아직 아이가 없습니다. 솔직히 아이를 못 낳고 있습니다. 맞벌이를 한다하지만 육아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되고, 또 대한민국 집 없는 서민이라면 모두 공감할 내 집 없는 서러움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전세난 때문에 끝이 보이지 않는 저축을 하느라 생활비가 한정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젊지만 곧 30대, 40대, 50대면 정년퇴직을 하겠지요. 아직 노후준비는 당연히 못하고 있지요.

제가 하는 일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저소득층 자녀 무료 공부방입니다. 맞벌이 가정이 아이를 낳아서 어린이집을 전전하며 키우고, 학교에 입학하면 방과 후 학원에 보낼 형편이 없어서 아이들이 집에서 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방임된 아이들이 혼자서 알아서 잘 크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부모들은 맞벌이하느라 아이들을 잘 보살피지 못하여 아이들은 소아우울증, 게임중독, 정서불안, 영양부족상태 등 아이들이 최대의 피해자 인 셈이지요! 안타까운 건 이런 아이들이 가정으로부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아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기에 턱 없이 부족한 생활비에 아이의 치료비까지 부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지금도 사각지대에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방치된 아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우리 20대가 될 지금의 아이들이 미래의 일꾼이고, 이 사회를 이끌어갈 구성원이 될 것인데, 이대로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된 후 사회를,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학부모님들은 돈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우고, 아이들은 보호자의 따뜻한 보호를 받으며 정서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재능과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고, 성인이 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이 현재의 대학생, 청년, 젋은 부부처럼 힘든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 보다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교육과 복지만 잘 되어도 세상 걱정 절반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얼마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시설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건 다른 사업의 예산으로 인해 복지 예산이 삭감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낸 세금이 제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제가 돌보고 있는 아이들이 살아갈 날들은! 또 제가 더 나이 먹어서 살아 갈 세상은! 우리 세대가 살아온 날보다 더 건강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 젊은 2~30대가 주도하여 젊은 우리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정책과 후보에게 꼭 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4.11총선 아침 일찍 투표하고 아이들과 신나게 놀 계획입니다.
 

박현선(29)  오산푸른학교 선생님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