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오산지사장. ⓒ장명구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2년 1월 내부적으로 ‘건강보험 쇄신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지난 8월 정부에 연구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소득기준’으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건강보험 위기를 막을 수 있고, 현행 제도의 불공정성을 대폭 개선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슈화 되고 있는 건강보험 쇄신위원회의 활동과 보고서 내용 등에 대해 신현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오산지사장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인터뷰는 12일 서면으로 이뤄졌다.

- 우선 쇄신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말해 달라.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식 연설에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에 감명을 받았다고 몇 차례 거론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의 건강보험이 2012년에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2010년 1조3,000억원의 엄청난 적자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과 국민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어려웠던 2011년 11월, 지금의 김종대 이사장이 취임하여 35년 동안 바뀌지 않은 건강보험 시스템을 미래지향적으로 근본을 바꾸어 보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1월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쇄신위원회를 구성 활동하였다.

오산지사에서는 지사장 이하 전 직원이 하나가 되어 실천적 복지 플랜을 바탕으로, 민원을 위해 지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 건강보험 쇄신위원회에서 마련한 보고서가 담고 있는 의의가 있다면 무엇인가?

= 이번 쇄신위에서 마련한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이 갖고 있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보험 도입 35년과 건강보험 통합 12년 등 그 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보험자인 공단의 입장에서 만든 최초의 종합적이고 실천적인 연구보고서이다.

둘째, 사실상 공단에서 논의가 금기시되어 왔던 보험료 부과체계의 단일화, 보험급여 결정구조 및 진료비의 청구·심사의 관리체계 등 민감한 현안사항을 수면 위로 공론화하여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게 되었다.

셋째, 보장성 강화 목표를 제시하고 그에 필요한 소요재정 확보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을 들 수 있다.

- 현행 보험료 부과기준과 보고서 내용의 소득기준 부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려면 소득과 재산 등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1987년 우리나라 정부의 소득 파악율은 겨우 10%에 불과 하였으나, 지금은 80% 이상 소득이 파악되었다고 보고 있다. 직장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쉬웠으나,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려워 당시 아파트나 자동차를 부과기준에 포함시킨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 구성원이 모두 차를 소유하는 등 생계수단이 됐다. 이를 부과기준에 포함시킨다는 점과 35년 전 기준을 지금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현재 국민소득 중 과세기준 소득과 보험료 부과기준 소득을 연구하였다. 전국민의 금융소득과 증여·상속소득, 기타소득(강의료 등)이 수 백조원이 되는데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소득은 그 중 10%도 되지 않았다.

국세청에서 과세하는 소득이라면 건강보험료도 그에 따라 부과하는 것이 형평성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 향후 건강보험 부과기준이 소득기준으로 바뀐다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해택이 있는가?

= 네, 있다. 전체 가입자의 약 93%는 보험료가 인하된다고 본다.

현재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소득자료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전체 세대의 92.7%는 보험료가 인하되고, 7.3%는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실직자, 노인, 농어민, 영세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 세대의 97.9%는 보험료가 내려가고, 직장가입자 중 근로소득만 있는 세대 89.7%도 보험료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 공단의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의 주요내용은 보장성 강화와 그에 따른 소요재원 확보방안으로 볼 수 있겠다. 세부 내용을 설명해 달라.

= 건강보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5가지 실천방안을 마련하였는데,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지속 가능한 보장성 강화로, 선진국 수준인 80% 정도로 보장성을 강화하여 저소득층을 보호하고, 국민의 재난적 의료비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다.

둘째,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로, 현행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 등 상이한 부과체계에 따른 불공정한 보험료 부과기준을 소득기준으로 개선하여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고 건전한 재정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의 부과체계는 지역·직장가입자의 기준이 달라 직장 퇴직 후 소득이 줄었는데 집과 자동차가 있다고 하여 보험료가 오히려 대폭 오르기도 하고, 소득과 상관없이 단지 전·월세가 인상되었다고 하여 보험료가 오르기도 한다.

또 직장 다니는 자녀가 있으면 피부양자 무임승차 논란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 만성질환 등 질병구조의 변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예방·검진·건강증진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정보 DB를 활용하여 평생 맞춤형 통합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만성질환관리를 위한 질병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넷째, 급여결정 구조 및 진료비 청구·심사·지급체계를 합리화하는 것으로, 보험자로서 선량한 재정관리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보험급여 여부 및 약가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진료비 지출 과정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연계하여 재정 누수를 방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보완 및 개선이다.

장기요양보험 시행 4년 만에 ‘국민 효보험’으로 정착하고 있으나, 인구 고령화 및 치매환자 증가, 잦은 갱신조사, 주·야간 보호서비스의 이용율 저조 등의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고자 한 것이다.

-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데, 소요재원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확보방안은 무엇인가?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건강서비스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의 추진을 위해서 향후 5년간 총 36조6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하여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으로 23조3천억원, 예방·검진·건강증진 서비스 강화 및 급여결정체계 개선 등 지출 합리화로 14조6천억원 등 37조9천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것이다.

- 끝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 매년 많은 국가에서 한국식 건강보험을 배우러 찾아오고 있다.

이미 태국과 필리핀, 베트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건강보험제도를 구축하려는 이들 국가에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운영경험을 적극 전수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첫째, 개인이 보장받는 급여지급률이 매우 높고, 둘째 계층간 재분배 효과 및 위험분산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OECD 등 세계적 기관들이 우리 건강보험제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제도를 개선하여 훨씬 나은 제도로 해외에 수출해 세계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올해는 뜻 깊은 해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쇄신위원회에서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세우고 입법화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하였다. 내년부터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단계적으로 실행하여 ‘의료비 걱정 없는 세계 1등의 건강나라’를 달성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모든 직원이 노력하겠다.
 

장명구 기자  jmg@mh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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