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도 오산중앙전통시장 상인회장.(가운데) ⓒ오산시

개인사업자 중 열에 아홉은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다고 말한다. 바닥인가 싶은데 해마다 더욱 더 경기가 악화된다. 대부분이 이젠 호황은커녕 경기 회생의 기대조차 버린 듯 하다. 완전 체념 상태이다.

얼마전 오산중앙전통시장은 시장경영진흥원의 전통시장 활성화 수준 평가에서 전국 2위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상인을 제외하곤 전통시장도 다른 곳과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주변에 대형마트와 중형마트, 노점들이 너무 많아 고객들은 예전처럼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다.

그래도 명절이 다가오면 전통시장 상인들은 또 다시 희망을 갖고 고객 맞을 준비를 한다. 명절 대목도 실종되고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상인들이 대목장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크다.

설날을 며칠 앞둔 30일, 고객지원센터에서 김병도 오산중앙전통시장 상인회장을 만났다. 설날 대목을 맞는 전통시장의 준비 상황과 전통시장 활성화 계획 등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았다.

- 오산중앙전통시장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약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상설시장이다. 민속5일장과 함께 주변 동탄·병점·송탄 근교에 있는 유일한 전통시장이다.

평일 1만명, 주말 1만3천명, 장날 2만명 정도의 고객이 온다. 다른 전통시장도 많이 가 봤지만 청주 육거리 시장 등 소수의 시장을 제외하곤 규모나 현대화시설, 고객 활성화, 교통, 주변환경 등 전반적으로 오산중앙전통시장보다 좋은 곳을 못 봤다. 몇 가지만 상인들이 노력해서 개선하면 최고의 시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김병도 상인회장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2012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평택상회라는 가게를 15년 동안 하면서 시장의 역사에 동참해 왔다. 내가 회장이 되어 시장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회장 취임 후 여성회를 만들었는데 척사대회, 경로잔치, 불우이웃돕기 등 굵직한 행사를 진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작년에 시작한 세일데이는 올해 정착시킬 것이다. 앞으로 고객선 지키기 등 상인분들이 지켜나가야 할 것들을 꼼꼼히 준비하고 진행할 생각이다.

- 얼마전 시장경영진흥원의 전통시장 활성화 수준 평가에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의미와 좋은 성적의 원인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지난해 세일데이 행사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지만 정부지원금은 받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평가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 희망을 갖고 올해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시장을 만들고 싶다.

- 지난 연말 불우이웃 돕기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음만큼 실천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상인회에서 그동안 조금씩 동사무소에 보내드리긴 했었다. 이번엔 시청 지역경제과랑 연계하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상의하여 기부하게 되어 정말 행복했다.

기부금은 지난 시민의 날 행사에서 즉석 경매로 판매한 수익금, 세일데이 행사 때 경매해서 벌은 수익금, 여성회의 도움, 상인회의 기금으로 마련했다.

- 며칠 후에는 설날이다. 전통시장에서 설날 고객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면?

설을 맞아 정부비축물 배추 3,000포기를 준비해서 고객들이 알뜰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각 점포에서는 다양한 선물세트 및 마트와 차별화되는 가격경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물가동향을 미리 파악하여 SNS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준비하면 대형마트보다 2~30%가 싸다. 야채, 과일, 고기 등 신선식품 등은 품질이나 가격이 뛰어나다.

- 올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시의 마을기업 사업에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택배 배송시스템과 시립유치원에의 납품 등을 모색할 생각이다.

또한 1시장-1대학 연계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으로 올해 2억5천만원 정도의 경기도 예산이 들어온다. 금요일 저녁에 할머니집 골목을 중심으로 야시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토요일은 새벽시장을 열어 LG대리점 골목 활성화 방안과 연결시키는 것을 고민 중이다. 고객선 지키기와 차 없는 거리 조성도 올해 추진할 주요한 사업이다.

상인들 내부적으론 지난해 여성회를 꾸렸다. 올해는 젊은 상인들끼리의 교류와 모임을 꾸려 활성화를 모색할 것이다. 대보름에는 상인척사대회를 열 것이다.

- 지역민들(고객)에게 한 말씀.

성심을 다해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외부에 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상인들이 먼저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고객선 지키기, 물건 진열, 위생 및 청소, 신용카드 단말기 도입 등 상인들 스스로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

전통시장에 대해 지역민들이 좀 더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

조백현 기자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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