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시보건소에 근무하는 송임미 선임 방문간호사. ⓒ장명구 기자

오산시보건소에는 방문건강관리사(약칭 방문간호사) 7명이 근무하고 있다. 모두 여성이고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길게는 8년, 짧게는 3년 이상 근무해 온 기간제 근로자들이다.

지난 1월 말경 방문간호사 7명 중 4명(방문물리치료사 1명 포함)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이들에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노조에 가입한 이유는 무엇이고 요구 사항은 무엇일까?

19일 궐동 오산푸른학교에서 송임미(41, 5년차) 선임 방문간호사를 만났다.

-방문간호사가 하는 일은?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중 건강위험군이나 질환군을 대상으로 방문간호사, 방문물리치료사 등 방문건강관리 전문인력이 관내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관리, 재활, 영양상담 등 포괄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방문건강관리 서비스 내용은 건강행태나 건강위험요인 파악을 위한 건강문제 스크리닝, 건강행태 개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합병증 관리, 허약한 노인·관절염 환자 관리, 말기암환자 증상 관리, 뇌졸중·거동 불편자 관리뿐만 아니라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 임산부, 영유아의 건강관리를 돕는다.

건강문제 스크리닝을 통해 적합한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계한다. 불필요한 의료비 절감은 물론 지역주민의 건강행태 개선을 위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함께 사는 복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인당 400가구 정도를 관리하고, 하루에 10가구 정도 방문한다.

-노조에 가입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요구 사항은 무엇인가?

우리들은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해 왔다. 지난해 12월 31일에도 다시 계약서를 썼다. 12월 중순경엔 그동안 없었던 계약해지 통보도 받았다.

보건복지부에서 현 시점에서 2년이 지나면 정규직화 할 것을 내용으로 공문 지침이 내려왔다. 또한 공문 지침 안에 현재라도 과거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정규직화 해도 무방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런데 오산시에서 향후 정규직화에 대한 어떤 검토, 의견도 없이 최장 23개월 계약이라는 조건을 달아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정규직화의 길을 원천봉쇄하였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안 시켜주겠다는 얘기다. 그래서 노동조합 가입을 하게 되었다.

계약서를 쓰면서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 이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채 2년이 안되도 지방자치단체장 의지만 있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무기계약직 대상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나?

12월 31일 계약서를 작성하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23개월을 초과해서 근무할 수 없다는 조항에 허탈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방문보건협회 사이트를 통해 소식을 접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문제로 대한간호협회와 방문보건협회가 주최하는 간담회도 참석했구요. 경기도에서 여러 단체와 간담회도 있었던 걸로 안다. 이런 단체에서 설문조사 과정에서 더 깊이 알게 되었다.

-무기계약직으로 꼭 전환 되어야 하는 이유는?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07년부터 시작되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발표되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해마다 인력을 증원해 왔다. 그리고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해 노인 1인당 의료비 절감이 무려 22만원, 연간 총 2,199억원의 진료비를 절감하였다. 사업 예산 대비 3.8~5.34배의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었다.

어렵고 외로운 분들을 대상으로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요즘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노인 자살 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서는 관리사가 바뀌면 안되고 연속성이 필수적이다.

힘들게 마음의 문을 여신 분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다. 이후 1년 단위로 계약직 간호사들이 교체되는 것은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오산시 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무기계약직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는 건가?

재정문제로 들자면 어느 시나 마찬가지라 본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한다. 8년, 5년, 4년....
 
단지 사업 명칭이 바뀌었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채용된 것처럼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중요성을 검토해준다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받아줄거라 여긴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싸움을 전개해 나갈 계획인지?

시장 면담을 준비하고 있고 향후 오산시에서 무기계약직 전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지역사회에 여론화시키려 한다. 다른 시·군에 협조를 요청해 연대해서 싸울 것이다. 경기도를 상대로 압박하고 견인하는 활동도 벌여 나갈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방문간호사 인력이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굉장히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재량에 의해 무기계약직 전환은 오늘이라도 당장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안성시 등 몇몇 자치단체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오도 한말씀.

취약계층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일해 왔다. 그에 맞게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이 이루어질 때가 되었다. 이에 오산시에 전향적인 판단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한 명도 빠짐없이 방문간호사 7명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장명구 기자  jmg@mh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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