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수 오산토론연구회 회장. ⓒ장명구 기자

오산시에는 초·중·고 37개교(초 21개교, 중 9개교, 고 7개교) 중 30개교가 가입해 학생들의 토론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오산토론연구회가 있다. 각 학교별로 지도교사가 1명씩 있고, 학교마다 임원들도 있으니 전부 합치면 선생님들은 모두 34명에 달한다.

오산토론연구회는 학생 토론동아리를 결성해 토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오산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김영수(51, 사회담당) 선생님이 있다. 오산토론연구회 회장이다.

30일 오산중학교에서 김 선생님을 만났다.

-오산토론연구회 회장을 맞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2011년 여름방학 및 겨울방학 기간에 오산시에서는 토론지도사 과정 연수를 오산시 초·중·고 선생님을 대상으로 개최하였다. 토론과정에 대한 연수를 마치고 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선생님들과 연수를 주관하신 조슈아 박 교수(한국토론연구회장)의 생각이 하나가 되어 오산토론연구회가 구성되었다. 새롭게 토론에 대한 공부를 하고나니 이것을 우리 학생들에게 적용시켜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년 1월 13일 결성됐다.

-지난해 오산 학생 토론동아리 토론리그전을 벌였는데 성과가 있다면?

동아리들의 학생들이 토론을 공부하고 이를 적용시킬 방법이 토론리그전이다. 토론리그전은 토론 훈련의 과정이다. 지속적인 토론리그전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토론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다.

그리고 토론을 공부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발표 수업을 이끌어 간다. 이들의 발표는 세련되고 훈련되어 있어서 일반 학생들이 토론 학생들이 발표하는 것을 곧 받아들인다.

이런 과정에서 한 학생의 발전된 발표 능력이 학급 전체로, 토론동아리 학생들의 훈련이 결국 학교 전체로 확산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과정을 일반화하기 위해 2012년엔 3개 학교(운산초, 오산중, 운암고) 4명의 선생님이 토론수업을 공개하기도 하였다.

-올해도 토론리그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작년 토론리그전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 올해 목표나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2012년에 새롭게 시작한 오산토론연구회이다. 아직 발걸음도 떼지 못하는 신생아이다. 2013년은 작년의 경험을 확산하는 도약기로 삼고자 한다. 토론리그전은 작년과 같은 수준에서 개최하고 토론수업을 보다 확산시키고자 한다. 연 4회, 토론동아리 학생 1인당 8회의 토론리그전에 참가할 것이다.

작년 3개 학교 4명의 선생님께서 토론수업을 공개해 주셨는데 올해는 10개 학교 10명 이상의 선생님께서 토론 공개수업을 해 주시길 바라고 있다. 이 수업의 자료들을 책으로 엮어 많은 선생님께 제공해 드리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학생들 교육에서 토론문화가 왜 중요하다고 보는가? 또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토론을 통해 많은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토론의 자료를 얻기 위한 수많은 자료의 조사능력이 길러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얻게 되는 요약 능력, 그리고 발표 준비를 하기 위한 쓰기 능력은 그 뒤에 따라 오게 된다.

또한 토론의 과정에서 얻게 되는 말하기 능력과 읽기 능력, 상대방의 논점을 파악하기 위한 듣기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성숙되어진다. 조사하기, 요약하기, 쓰기, 읽기, 말하기, 듣기 실력을 크게 향상시켜 준다. 토론을 통해 얻어지는 능력을 교실에서 발현할 때 토론에 참여한 학생뿐만 아니라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생각보다 몰입도가 높다. 토론리그전이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는 기회이지 평가하는 대회는 아니다. 무엇보다 시상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상을 받으려고 긴장을 하지는 않지만, 막상 토론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높아진다. 실력이 부족해도 토론 심사위원들이 토론시간보다 많은 심사평을 해줘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

-무엇보다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우선 토론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서 어떻게 자료를 얻고, 요약하며, 쓸 것인가? 그리고 논리적으로 발표할 것인가? 그런 부분을 공부하기 위해 토론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멘토가 필요하다. 이 멘토들을 오산시와 우송대학교 솔브리지 대학 간의 MOU 체결로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되었다. 30개 학교 토론동아리에 토론 멘토가 투입되어 토론의 기본적인 학습을 할 수 있다.

이후의 과정에서 학교 선생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강의식 또는 주입식으로 수업을 이끌게 되면 토론 학생의 역할이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발표식 수업, 요즘 경기도교육청에서 요구하는 배움 중심의 수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수업혁신이라고 한다.

-토론연구회를 이끌면서 성과나 보람이 있다면?

토론연구회 모든 선생님들께서 토론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 성과와 보람은 토론연구회에서 갖는 것이 아니고 각 학교에서 갖게 된다. 오산중학교는 독서토론 선도학교로 오산시 물향기학교로 지정되었다. 아직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지만 모든 선생님께서 토론수업, 조별 모둠수업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계시다. 우리 학생들도 발표에 익숙해지고 있다.

-반면에 어려움도 많을 것 같다.

많은 선생님들이 토론에 대해 막연하게 어렵다고 생각하신다.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토론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는데, 토론은 형식이 있고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토론수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생각을 불식시키는 것이 2013년 오산토론연구회의 또다른 목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서도 말했듯이 강의 중심이 아닌 배움 중심의 수업이 돼야 한다. 토론은 어렵지 않다. 쉽게 적용했으면 좋겠다.

장명구 기자  jmg@mh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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