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지상훈 집행위원장, 궉윤환 학생 대표, 서유순 집행위원.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이상의 내용은 오산천 누리단 활동 약속의 9번째 항목이다. 지난 해 10월에 창단된 누리단은 중학생 24명을 중심으로 시작돼 오산천 생태교육과 공동체 교육을 통해 학생 자발성 운동에 힘써왔다.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각 프로그램을 통해서 서열과 경쟁의 논리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중함과 공동체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누리단 1기의 활동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 누리단을 이끌고 있는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집행위원장(이하 지 집행위원장)과 서유순 집행위원(이하 서 집행위원) 그리고 학생 대표를 맡고 있는 궉윤환(중3) 학생을 만나 지난 1년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 누리단의 발전 양상에 대해 논의했다.

올 해 지 집행위원장이 1기 누리단의 기틀을 세워가며 가장 중점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던 부분은 ‘학생 자발성’이다. 사안에 대해 자발적으로 토의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것부터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그들 스스로 해답을 얻어가도록 하였다. 궉윤환 학생 대표(이하 궉 대표) 역시 “회의를 통해 자연스럽게 토론문화가 형성되고 교제할 수 있었던 부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창단 초기인 만큼 순조롭지는 않았다고 지 집행위원장은 말했다. 학교에서는 하기 힘든 대안교육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는 열정과 기대보다 표면적 초기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초장기 누리단이 형성됐을 때에 친구들끼리 몰려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다소 산만했다. 하지만 염려와는 반대로 학생들이 자연스러운 활동 안에서 스스로 의미들을 발견해 가고 또 적용하는 모습들을 보고 나도 놀랐다”고 전했다. 지 집행위원장의 말에 궉 대표는 “누리단 활동을 하면서 계절에 따른 철새, 주변 식생 등 오산천 생태계에 대해서 몰랐던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서 위원장도 “첫 회이기 때문에 교사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믿고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분명히 스스로 해낼 수 있을 것 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이들은 그 시간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2기, 3기가 계속해서 누리단을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차기 누리단에 대해서 세 사람은 고민이 많았다. 지 집행위원장은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여전히 학생들과 부모들은 학업 성적에 몰두해 있다는 것”이라며 “시험기간이라도 되면 아이들은 학교에 그대로 매몰되기 때문에 모임 횟수도 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들은 누리단과 같은 모임이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았다. 서 집행위원도 “아이들이 누리단 활동을 하면서 성격도 많이 밝아지고 자기의 주장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 의견충돌을 잘 조율하는 방법을 터득해 갔다”면서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이 성숙하게 변화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이 일을 하는 이유이다”라고 언급했다. 누리단 활동을 통해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한 궉 대표 역시 “처음에는 이런 공동체 활동이 어색했지만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을 배웠고 특별히 리더가 되면서는 활동에 더욱 욕심을 내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 집행위원장은 차기 누리단 선출을 앞두고 선출 기준을 세우는 일과 선발하는 과정을 모두 학생들에게 위임할 계획임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아이들 스스로 규정과 기준을 만들어 공동체를 세워나가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아이들이 교과과정 외에도 의미 있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게 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지 집행위원장은 “5년만 누리단이 지속된다면 활동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아 그것을 동력삼아 학생들 스스로도 충분히 모임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지역사회와도 능동적으로 연대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며 “집행부 교체나 예산문제 등으로 누리단 활동의 지속성이 영향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인터뷰가 끝 날 무렵 궉 대표는 “오산천에 대해서 지역민들이 많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도 더욱 참여해 2기, 3기 끊이지 않고 누리단을 지켜나갔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박성경 시민기자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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