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은 불국사, 경희궁 등과 더불어 우리가 보존해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국내보다 국외에 더 잘 알려진 수원시의 재산목록 1호이자 한국의 사적 3호인 문화제이다.

▲창룡문(동문)

수원화성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제17대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확정되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진에 탈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는 1조 6,500여억원의 잔여 사업비를 적극 확보하는 한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앞으로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원화성은 조선조 제22대 임금인 정조대왕이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를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 용복면 화산(현재의 융릉)으로 천봉하면서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신도시였다.

화성의 본격적인 건설은 1794년 돌뜨는 작업을 시작으로 해서 역사적인 착공에 들어갔으며 2년7개월 후인 1796년 9월 10일 완공 됐다. 당시 화성을 쌓는 총책임자는 영중추부사 채재공으로 전국에서 석수, 목수 등 최고의 기술자를 모아 공사를 시작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공사 실명제도 이때에 도입됐다.

특히 민폐를 끼치는 강제적인 인원동원 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벽돌을 쌓는 새로운 건축방식을 도입함은 물론 ‘거중기’와 ‘녹로’, ‘유형거’등 당시의 최첨단 기술이 사용됐다. 수원화성을 쌓는데 이용된 첨단기술에 관한 정신은 오늘날 수원을 거점도시로 활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까지 이어지고 있다.

총연장 5.7Km인 수원화성을 한바퀴 도는데는 2시간 남짓 걸리지만 아이들과 함께 화성을 구석구석 돌아보면서 당시의 시대상황을 설명하려면 하루가 족히 걸린다.
특히 ‘연무대’ 주위로 펼쳐져 있는 조선의 군사시설과 봉화를 올리던 ‘봉돈’ 등은 학생들에게 따로 역사 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될 만한 견학물 이다.         

▲  연무대

연무대를 지나 성벽을 따라 1Km 정도를 걸어가면 만나게 되는 동북각루(방화수류정)는 정조의 어머니인 헤경궁 홍씨에 대한 정조의 지극한 효심을 보여주는 건축물이며 당시 조선의 조경기술이 중국이나 일본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건축물 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만큼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방화수류정’은 꼭 한번 둘러봐야할 명소이기도 하다.
또한, 방화수류정 바로 옆에 위치한 북수문인 화홍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7칸의 홍예로 되어 있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다.
성벽을 따라서 가다보면 조그마한 문들이 보이는 데 이것을 ‘암문’ 이라고 한다. 암문은 지휘가 낮은 사람들의 출입이나, 전쟁시 적군의 눈을 피해 출입을 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암문은 성벽의 안쪽으로 주로 배치 됐으며 암문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방비시설도 눈여겨 볼만하다. 암문은 지금도 성안과 성밖을 연결하는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 성을 지키는 군사들의 이동통로

화성행궁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북문 이라고 붙여진 장안문은 다른 문들에 비해 화려한 미를 자랑한다. 북문을 중심으로 펼쳐진 화성성벽은 외국인들이 가장 감탄하는 장소인데 유심히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이유가 성벽의 모자이크 때문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다른 크기의 돌들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들어맞아 한 폭의 모자이크 벽화를 연출하고 있다. 이는 어느나라의 성벽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로 오직 화성만이 간직한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그리고 장안문은 서울의 남대문인 숭례문보다 더 큰 규모로 지어져 정조의 효심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어지는 화서문은 보물 제 403호로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과 같은 형태로 단층위에 문루를 세웠으며 한쪽이 열려있는 반월형의 옹성을 가지고 있다. 사극에서 종종 보여지는 ‘성문 출입검문 장면’을 상상하기에 딱 알맞은 장소이다.

화서문을 지나 팔달산 정상에 있는 옛 군사지휘소였던 화성장대에 이르면 화성의 전체 윤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른 출입금지형 문화제들과는 달리 수원화성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아래 개방형 문화제 관람을 허용하고 있어 의외로 조상님들의 과거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반면 문화제 보존에 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수원화성을 본 후 꼭 들러야 할 곳이 화성행궁 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임시로 머물렀던 행궁은 여러 곳에 산재해 있지만 화성행궁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행궁의 규모나 기능 그리고 보존등 다른 어떤 행궁들 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행궁을 나오면서 둘러봐야 할 수령 600년이된 느티나무는 조선의 전체역사와 함께한 나무이기에 한번쯤 경의를 표하며 삶에 대한 자성을 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준다.

한편, 수원시는 화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화, 관광 인프라와 새롭게 태어날 화성박물관, 역사박물관을 연계한 화성투어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2015년 연간 관광객 1천만명을 목표하여 세계적인 문화관광 중심도시로 체계적 발전을 추진해 나갈 계획을 밝혀 수원시가 문화 역사 첨단이 어우러진 도시가 될 전망이다.

전경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