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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대에서 수원시내 풍경을 본 후 일행은 서장대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풍경 속에 수원화성 ‘성내길’과 ‘성외길’이 보인다. 수원화성은 성내로 도는 길과 성외로 도는 길은 전혀 색다른 느낌을 준다. ‘성곽내길’은 콘크리트나 돌계단 등 포장이 된 반면 성각 외길은 대부분의 길이 흙길로 이뤄져 있다. 일부 구간만 잘 조성하고, 그 길을 이어준다면 제대로 된 수원화성 올레길을 만들 수 있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성 외곽으로 걷는 길을 좋아한다. 성 외길을 돌면 성곽건축의 규모나 웅장함의 느낌이 피부로 와 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팔달산 인근지역에 사는 수원 사람들은, 이 성곽 외길을 주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성곽 외길은 자연과 공존하는 성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성곽과 조화를 이루는 팔달산 설경풍경은 수원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으며, 가을철 갈대밭은 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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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루’와 ‘서일치’를 지나 ‘서북각루’에 일행은 잠시 이곳에서 쉬기로 했다. 이곳에서 보는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의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또한 이곳에서 보는 수원화성의 규모는 거대함으로 밀려온다. 정말 엄청난 크기다. 개인적으로 모든 건축물 사진을 촬영 시 사람이 지나갈 때 찍는 경우가 많다. 건물만 찍으면 건물의 크기를 모르나, 사람을 사진 속에 담고 찍으면 대략 건물의 크기가 그려진다. 사진속에 담은 사람과 비유된 수원화성은 정말 거대한 건축물이다. 그래도 상상이 안 간다면, 여배우 김하늘이 영화 ‘7급 공무원’의 중요 엔딩 액션장면을 ‘동북공심돈’ 속에서 촬영했다고 생각하면 그 규모에 대한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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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수원화성’ 축성을 위해 수많은 물자와 돌들을 어떻게 운반해 왔을까? 또 그 당시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수원화성을 축성 할 수 있었을까? 굉장히 궁금증을 유발한다.
34개월 만에 축성된 수원화성
주변국가인 일본 히메이지 성의 건축기간이 8년 정도 걸렸고, 중국 자금성의 건축기간이 14년,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원화성은 34개월 만에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완공됐다. 원래 처음 화성을 축성 시 10년을 예상 했었다고 한다.
1796년에 완공된 수원화성은 성벽 길이만 6km에 달하며, 창룡문, 화서문, 팔달문, 장안문 등 총 4개의 문과 마흔개 이상의 시설물을 갖춘 대규모 성이다.
수원화성을 축성 시 '정조'는 수원화성에 동원된 모든 일꾼들에게 일한 만큼 임금을 줬을 뿐만 아니라 추위에 떨 일꾼들을 위해 방한모와 같은 방한 의복류도 지급했다고 한다.
또한 '정조'는 부역을 하는 백성에게 일당을 챙겨 주는 건 물론, 하루를 채우지 못하고, 반나절만 일한 백성에게도 그에 합당한 인건비를 지급했고, 부역 도중 부상을 당한 백성에게는 즉시 치료를 받게 했다. 일당의 50%를 지급했으며 이러한 조치에 부역에 참여하는 백성들은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당시 정3품‘당상관’ 이상의 벼슬자이거나 양반이나 황족만 사용했다는 털모자를 부역을 하고 있는 일반 백성들에게도 하사했다고 한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생각한다면 참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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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건축이 또 가능했던 것은 각 건축물마다 사람과 인원을 고정적으로 배치하고 기간 내 완공이 가능하게끔 책임제로 운영했다는 점이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건축시공 시스템이다. 여기에 과학적인 축성법인 정약용의 거중기와 농로, 유형거를 활용한 성곽건축 방법도 짧은 시일 내 축성이 가능하게 했다. 200년 전 서양의 산업혁명과 비슷한 혁명이 조선시대에도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일행은 이런저런 대화와 상상속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화서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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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문과 옹성
화서문(보물 제403호)은 화성의 4대문 중 서쪽 대문으로 1795년(정조19) 7월 21일 공사를 시작해 1796년(정도20년) 1월 8일에 완공한 건축물이다.
또한 서북공심돈과 더불어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들의 필수 사진촬영 코스이기도 하다. 화서문에서는 옹성을 자세히 관찰해 볼 수 있는데 이 옹성은 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우선 외부에서 대포를 막아 주기도 하며 문으로 접근을 하는 적들을 사방에서 공격함으로서 방어력을 한층 보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옹성의 두께가 성인 한사람이 누워도 남을 만큼 굉장히 두꺼운걸 알 수 있다. 당시 대포의 화력으로 엄청난 타격을 주어도 쉽게 무너질 거 같지 않아 보였다. 또한 화서문의 앞 공간은 적들의 중요한 공격루트인데 서북각루에서 본 화서문의 풍경에서 알 수 있듯이 서북각루와 화서문 사이의 성벽에서도 화서문 앞으로 공격하는 적들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게 되어있다. 지형을 잘 활용한 셈이다. 화서문 우측엔 서북공심돈이 좌측엔 지형적 유리함을 이용한 서북각루까지의 성곽이 화서문의 방어를 하는데 있어서 그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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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서북공심돈
보물 1710호인 서북공심돈은 그 모양이나 아름다움, 그리고 실용성에 있어서 성곽건축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이 하나의 건축물만 봐도 하나의 거대한 요새이자 성이다. 또한 화서문과 더불어 수원화성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에 속한다.
서북공심돈을 관광하러 오는 사람들 중에는 군 관계자도 제법 많이 온다. 과거 조선의 방어 정책과 성곽에 대해 공부를 하려는 외국군 관계자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수원화성은 성곽건축이라지만 군사건축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지형을 잘 활용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공심돈에 대해선 다음 동북공심돈에서 더 설명하기로 하고 일행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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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대에서 화서문을 지나 30여분 걸으니 뭔가 분위기가 있는 나무가 하나 보였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나무다. 이 풍경은 얼마전 ‘제1회 작은수원시민영화제’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강제욱씨가 영화를 촬영한 장소로 보였다. 영화 제목이 The Bar(강제욱, 15분 멜로)의 한 장면인데 영상미가 아름다워서 인상 깊은 곳 이였는데, 다시 보니 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성곽과 나무가 한데 어울러 수원화성에서도 보기 드문 느낌이 드는 곳이며 연인들의 사진촬영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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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수류정은 시간대별, 아침저녁으로, 계절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얼마 전 용연의 모습을 예전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더욱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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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수류정 설경
‘방화수류정’에서 내려다보이는 작은 연못인 용연은 원래는 ‘헤경궁 홍씨’를 위한 연못으로 이 연못에는 재밌는 일화가 있다. 수원화성을 위한 건축비가 빠듯한 상황에서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의 공사비가 화서문 위에 있는 서북각루의 공사비보다 무려 10배나 높았다. 이것은 정조임금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효심을 다한, 정성이 깃든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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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석은 이무기다. 처음 봤을 당시에는 ‘해태상’인 줄 알았는데 이무기라는 설명을 들은 후로 뭔가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무기를 생각하면 용이 되기 전 뱀 같은 모습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런 네발달린 모습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방화수류정과 아래에 있는 화홍문(북수문)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사진촬영 명소다. 아름다운 아치형 수문이 다리를 만들고 그 위에 누각이 형성되어 있다. 이름도 아름다운 ‘화홍문’이라 한다. 화홍문 위 누각에 있으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또한 방화수류정과 용연의 모습은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도 들어갈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매우 높다. 얼마전 CNN에서도 ‘한국 방문시 꼭 방문해야 할 명소 50’에도 뽑힌바 있다.
일행은 방화수류정에서 잠시 쉰 뒤 색다른 길로 가고자 북암문으로 통해 나와서 동북포루 아래로 올라갔다. 동북포루 밑 언덕에서 방화수류정과 용연의 풍경을 보기 위함인데 이곳 언덕에서 바라보면 꼭 무릉도원에 온 듯 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방화수류정과 용연의 풍경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전혀 다른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일행은 동암문을 지나 동장대(연무대)에 이르렀다. 동장대를 보면 규모가 다른 장대에 비해 굉장히 크다. 동장대에 앞서 있는 활터는 그 옛날 국궁을 쏟았던 장소다. 양궁에 비해 비거리가 긴만큼 넓은 공터를 활용해 활터를 조성했다.
지금도 활터에는 옛 국궁을 쏘아 보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한번 쏘아 보는데 2,000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 되지만 해볼 만하다.
일행은 활터 이곳에 있는 매점에서 물을 사들고 동장대(연무대)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일본 관광객이 보인다. 수원화성은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다. 무더운 여름날씨 인데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하나하나 이웃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수원사람이라고 해서 수원화성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지는 않다. 정말 가까이 있지만 대부분 수원화성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 이런 명소가 있고 수원화성의 의미, 역사 등은 수원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어느 지역에 여행을 갔는데 그 지역의 사람들이 수원화성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대답을 못한다면, 지역에 대해서 애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주변국들의 지역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은 대단하다. 거기에 뒤떨어지지 않게 지역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을 쌓아가는 것도 수원사람으로서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일행은 곧 동북공심돈으로 향했다. 동북공심돈의 위세가 대단하다. 서북공심돈에 비하면 더욱 튼튼해 보였다. 왜 그럴까? 그 궁금증은 공심돈 위에 올라가니 알 수 있었다. 성곽밖에 작은 산이 보였던 것이다. 지형적인 영향으로 아무래도 2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저 산위에서 적들이 포를 쏠 거라는 걸 예상이라도 한 듯. 이곳의 건축물들은 다른 지형의 건축물보다 더욱 튼튼하게 지어졌다. 포격전에 대비했기 때문이다.
서북공심돈과는 달리 동북공심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입구에 들어가면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올라가다 망루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이곳에 올라서면 성 안쪽과 성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날씨가 좋다면 이곳에서 보는 수원화성 풍경도 참 멋지다.
일행은 다시 바로 옆에 있는 동북노대에 이른다. 노대는 서노대 동북노대 2개가 있는데 다연발 활을 쏘기 위해 만든 수원화성의 건축물이다. 동북노대도 지형의 취약지점이라서 그런지 포격에도 견딜 수 있게끔 튼튼하게 세워졌다.
조금 더 걸어가니 창룡문이 보인다. 창룡문은 화서문과 규모나 형식으로는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앞 뒤로 확 트인 시야로 인해 구조물이 돋보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창룡문 인근에서는 10월 초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에 주로 무예24기나 마상무예 등의 공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창룡문은 한국전쟁으로 문루와 홍예가 소실되었으나 1975년에 복구됐다.
이곳까지 오면 수원 성곽길 여행도 막바지에 이른다. 우리는 곧 동북포루에서 잠시 쉬고 성곽만 보니 뭔가 색다른 것도 보고 싶어졌다. 일행은 인근에 아름다운 마을로 꾸미고 있는 지동창룡마을로 향했다
수원시티넷 김홍범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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