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의 산책길 서남암문 용도길
보이지 않는 신비의 서암문
수원화성의 지붕 서장대

서남암문은 수원 팔달산 산등성이에 걸려 있다. 방문객이 없지만 산마루에 있는 암문은 모양과 생김새가 기존의 암문들과는 약간 다르다. 아마도 이 암문을 통해 수원화성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위치한 화양루(서남각루)로 갈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남암문에서 ‘화양루’까지의 거리는 약 300M 정도이다, 화양루로 가는 길의 양옆에는 성벽이 모두 쌓여 있다. 수원화성 내에서 가장 특이한 길로 이 길을 ‘용도’라고 한다. 양 옆에 오래된 성벽을 어깨동무 삼아 걸어가는 느낌은 약간 몽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새소리만을 들으며 인적이 없는 벽으로 둘러싸인 길이 용도이다. 아마도 울적한 마음이 든다면 이 길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걸어보라고 권장해주고 싶은 만큼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길이었다.

또 서남암문에는 포사가 설치되어 있다. 수원화성에는 총 5개의 암문이 있다. 그중 유일하게 서남암문에만 포사가 존재한다. 포사(舖舍)는 성 밖의 위험을 성 안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깃발을 휘두르거나 대포를 쏘아 위급신호를 전달했다고 한다.

용도를 따라 죽 들어가면 용도동치(甬道東雉)와 용도서치(甬道西雉)가 보인다. 성 밖으로 비쭉이 바늘모양으로 만들어진 치성의 서쪽과 동쪽에서 산 아래의 정황을 살피기 위한 시설이다. 


  

용도의 끝에는 서남각루(西南角樓)가 자리잡고 있다. 방화수류정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방화수류정과 대칭을 이루고 있는 서남각루는 또 다른 운치를 보여준다. 서남각루는 성곽의 비교적 높은 위치에 세워져 주변을 감시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비상시 각 방면의 군사지휘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서남각루는 화성의 4개 각루 중 팔달산 남쪽능선에 설치한 용도(甬道)의 남쪽 끝에 세워졌으며 1796년 (정조 20) 4월 16일 공사를 시작해 7월 20일 완성 했다. 편액에는 화양루(華陽樓)라고 쓰여 있는데 ‘화’ 자는 화성을 뜻하고 ‘양’ 자는 산의 남쪽을 뜻하는 것이다.

화양루의 견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제일먼저 반기는 것이 3.1독립기념탑 이다. 3.1독립기념탑은 단기 4302년(서기 1969년) 3월1일, 선열들이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일본 제국주의와 싸웠던 항쟁을 길이 빛내고 선열의 명복을 빌 자는 참뜻을 두고 건립 했다.


   ▲ 수원 삼일동지회가 세운 대한민국 독립기념비

광복 후 중포산에 세운 것을 수원의 3.1동지회가 1969년 10월 15일 팔달산 중턱으로 옮겨놓은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원래 중포산에 세워진3.1독립기념탑은 왜경 수원경찰서 사범계주임 노구찌 소위의 순국비를 허물은 자리에 세운 것이었다.

삼일 동지회는 지난 1969년 4월 12일 창립총회 때 3.1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해 3.1독립기념탑 건립과 동공원에 있는 대한독립기념비를 같은 자리에 이전하기로 결의하고 수원시를 비롯한 각급 기관과 학교 및 학생들의 자율적인 협찬을 받아 건립하게 되었다.

삼일독립기념탑 옆에는 대한독립기념비가 나란히 서있다. 대한민국의 광복을 기념하기 위하 1948년 8월 15일 수원시민이 세운 기념비이다. 이 비(碑)는 수원시민과 학생일동이 대한민국의 광복을 기념하기 위해 수원 동공원에서 건립했던 것을 1969년 수원시민의 날인 10월 15일 3.1독립 기념탑과 함께 3.1동지회가 이곳 수원시 팔달산 중턱으로 이전 설치했다.


  ▲ 성곽과 제법 잘 어울리는 서포루

이어 서장대로 향하는 길목에는 서삼치와 서포루 나란히 손님들을 반기고 있다. 서포루(西舖樓)는 성곽을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만든 치성 위에 지은 목조건물이며, 군사들이 망을 보면서 대기하는 곳이다. 서포루는 화성의 5개 포루 중 하나로 1796년(정조 20) 8월18일 완공됐다. 서암문이 적에게 발각되어 공격받는 것에 대비해 설치한 것으로 보아 수원화성의 설계는 참 과학적 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산 산의 정상에 다다르기 전, 마치 정상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산의 정상을 받치기 위한 산의 자연적 형태 이지만 산위에 오르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이 부분에 효원의 종각(수원효원의종 水原孝園-鐘)이 있다.

1991년 11월 수원시가 조성한 높이 3.54m·지름 2.15m·무게 12.5톤의 종(鐘)이다. 팔달산 정상에 종각이 세워져 있으며, 19평 규모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한식 기와집이다.


   ▲ 효원의 종각

'효원의 종'은 유료로 타종할 수 있다. 3번 종을 칠 때마다 제각각 다른 의미의 소원을 빈다. 첫 번째 타종하면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두 번째는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빌며. 세 번째는 자신의 발전과 소원 성취를 기원한다. 이 종각은 ‘효의 도시 수원’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 얼핏보면 지나치기 쉬운 서암문 , 이곳을 통해 빠져 나가면 아무도 모를 듯

종각을 지나면서 빠질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서암문(西暗門)이다. 서암문은 자연 지형을 이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까이 접근하기 전에는 암문이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감춰져 있다. 이 암문을 보고 그 옛날 대장금이 성문을 몰래 빠져나가는 모습을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조금 있으면 도착할 서장대에서 이곳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원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서장대

  ▲ 서장대에서 바라본 수원화성행궁

'화성장대(華城將臺)'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산 정상에 있는 건축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중층 누각으로서 상층은 정면과 측면이 각각 1칸의 모임지붕으로 되어 있다. 뒤편에는 8면의 노대(弩臺: 서노대)를 세웠는데, 이곳은 쇠뇌를 쏘는 군사인 노수(弩手)가 머물던 곳이다.

또한 현재는 복원이 안됐으나 후당(後堂) 3칸을 지었다. 서쪽 두 칸은 온돌이고, 동쪽 1칸은 판자를 깔았다. 모두 창과 분합문을 설치하고 단청을 했다.

성장대에서는 성의 안팎이 모두 한눈에 들어와, 화성 성곽 일대는 물론 팔달산을 둘러싸고 있는 백 리 안쪽의 모든 동정을 파악할 수 있다. 서정대는 1794년(정조 18) 8월 11일 터 닦기 공사에 착수하였고, 9월 16일에 상량하고, 9월 29일에 완공됐다. 정조가 '화성장대(華城將臺)'란 편액을 직접 썼다고 전한다. 그러나 서장대는 지난 2006년 한 취객이 고의로 불을 질러 2층 누각이 전소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다시 복원되어 있지만 개방형 문화재이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교훈을 시민 전체가 터특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서장대를 지키는 또 하나의 건축물은 서노대(西弩臺)이다. 팔달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서노대(西弩臺)는 돌축대 사이를 벽돌을 채워 쌓아 높이 만든 시설물로 이곳에서는 군사 명령에 따라 오방색 깃발을 흔들어 명령을 전하기도 하고, 또 쇠뇌라는 큰 화살을 날리기도 했다.


  ▲ 서노대의 독특한 외형

전경만 문수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