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집에 도대체 누가 살 수 있을까?

솟을 삼문 공사비만 해도 2억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각 방송사들과 신문사들이 한 번만 보여 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집이 있다. 그런 집을 단독으로 취재를 한 적이 있다. 고품격 한옥이라고 하는 이 집. 과연 얼마나 잘 지은 집일까?

시간이 꽤 지났지만 이 집을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는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기자님, 오늘 먼저 말씀드린 집 구경 가려는데요. 동행 하실래요?”

그 집이라는 것이 한옥이라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품격인 한옥이라는 점, 더 이상의 집은 지을 수 없다는 점 등에 주저 없이 따라 나섰다.

이 한옥의 모든 축대는 벼루를 만드는 남포석이다

당시 이 집을 찾아 나설 때는 수원시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과 영동시장 문화관광형 사업단 김춘홍 단장, 수원예총 전애리 회장 등과 동행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품격 한옥이라는 집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집일까? 그것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한옥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경기도 광주시이다.(그 이상은 밝히지 못한다) 모두 5채를 지었다.

이 집을 방문할 당시 지어진 4채 중에서 가장 위에 있는 집은 대지 530평에 지하 110평, 지상 85평으로 전체 195평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집 지하에는 가정부 침실 및 식당 등이 자리하고 있고, 지하에서 지상에 있는 집으로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이 집을 지은 책임자인 도편수 이춘수 대목장은, 이 집이 500년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ㄷ자로 지은 한옥은 최고급 자재만을 이용했다고 한다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대궐도 이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집이다. 사진을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품격있다는 이 한옥을 소개한다.

건평 85평의 ㄷ 자집이다. 이 집의 특징은 집 주변을 모두 난간마루로 돌려 놓아 신발을 신지 않고도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지하에는 각종 식당이며 침모 등의 방이 있고 이층은 85평의 한옥이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 계단 층계 아래에 110평의 지하층이 있다. 좌측은 장독대이다. 장독대 역시 잘 다듬은 돌로 쌓았다.

솟을 삼문을 들어서면 장독대가 자리하고 있다

지하는 한편에는 주차장이고 한편은 집안일을 돕는 사람들이 묵을 공간이다. 지하주차장의 벽은 모두가 숨 쉬는 황토벽돌이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고 한다. 연료비가 절감된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지하주차장에서는 담배를 피워도 연기가 바로 사라진다. 벽이 숨을 쉬기 때문이다.

지하층은 차 8대 정도가 주차를 할 수 있으며, 차를 몰고 온 운전사들이 쉴 수 있는 누각과 방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지하에서 이층집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이다. 이춘수 도편수는 나이가 든 분들이 자유롭게 아래 위를 다닐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마련했다고 한다.

지하에서 1층(실제 한옥)으로 올라가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이 집을 짓는데 사용한 목재는 수령 300년 이상의 국산 육송만 사용했다고 한다. 가구는 물론 모든 것들이 이곳에서 다 만든 것이라고 한다. 맨 위 사진은 집안일을 하는 사람들이 묵는 지하층의 복도이다. 아래층에 있는 식당은 연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중간에 칸막이를 해 문을 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연희를 베풀 수가 있다. 테이블 역시 300년이 지난 육송으로 제작을 했으며, 문양은 흑목단을 이용했다고 한다.

집을 짓는데 사용한 목재는 모두 300년 이상 된 육송이라고 한다

위에 있는 한옥이다. 위 사진은 복도이며 아래사진은 방이다. 이 집의 모든 창은 4중창으로 되어있으며, 방마다 내벽을 사용한 목재가 달라 냄새가 다르다. 책상과 의자 등도 모두 이곳에서 직접 제작을 한 것이다.

한옥은 못 하나 박지않고 전통기법으로 지었다

이 집의 대들보는 대량, 중량, 소량의 3첩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만큼 든든하다고 한다. 이런 대들보는 절의 대웅전이나 궁궐에서만 사용한다. 보통 대웅전에는 5량을 사용하지만, 이 집은 모두 7량집이며 이집에 올린 대들보만도 60개, 기둥은 600개라고 하니, 그 든든함을 짐작할 수가 있다. 집에 있는 모든 가구며 농 등도 모두 300년이 지난 육송을 이용해 제작했다고 한다. 이 집이 가장 품격있는 집이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점 등이다.

집안의 모든 목재는 방마다 다르게 사용을 했다고 한다. 탁자와 의자 등도 모두 이 집에 맞게 제작한 것이다

이 고품격 집의 특징은 바로 목욕탕에 있는 욕조이다. 욕조도 썩지 않는 목재인 구상나무로 만들었다. 도편수인 이춘수 대목(좌측)이 수원시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욕조도 물에 썩지 않는 구상나무로 만들었다

다락이 2층으로 되어있으며, 이 다락이 있는 방은 찜찔방이다. 밖에서 장작을 떼면 바로 찜질방이 된다는 것이다. 이층으로 조성한 다락도 몇 명 정도가 쉴 수 있도록 넓다. 이 집의 동편 끝에는 정자방이 있다. 쪽마루로 바닥을 깐 이 정자방은 배흘림기둥을 사용했으며, 4중창을 열면 밖에 내다보이는 것이 잘 지은 정자와 같다.

동편 끝에 자리한 정자 방 기둥에는 조각을 해놓았다

정자방의 모습이다. 기둥을 사용할 때 소나무에 박힌 옹이를 그대로 사용해 조각을 하였다. 기둥에는 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을 조각하였다. 이렇게 품격있는 집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춘수 도편수의 특혜로 이 집에서 하루 묵을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저녁에 이 대단한 집의 정원에서 고기를 굽고 술 한 잔 한 다음에 하루 저녁을 아무 방이나 골라 잠을 자라고 한다. 나는 당연히 정자방을 택했다.

모든 창은 4중창으로 단열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20대를 물려주고도 남아있을 수가 있다는 품격있는 고택. 물론 그 중간에 보수비가 들어가겠지만 말이다. 이집의 기격은 얼마나 될까? 솟을삼문 하나만도 2억이라는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동안 방송사 등에서 수도 없이 이 집을 촬영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는 집이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트윗하기

하주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