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는 지난 20일부터 제218회 제2차 정례회를 통해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위원장이 행정사무감사 질의 내용에 항의하며 시의원과 시비가 벌어진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26일 오전 10시 안양시청 3층 의원 휴게실로 공무원노조 위원장 류 씨가 권재학(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찾아와 권 의원을 별실로 안내해서 지난 23일의 질의 내용에 대해 항의하며 개인신상과 관련한 불확실한 정보로 직원 인권을 침해했다는 취지로 따졌다고 한다. 류 위원장과 권 의원이 대화를 나눈 별실에는 CCTV가 없는 곳이었다.

노조지부장은 사회복지 7급 직원을 총무과에 배치한 이유와 이 직원이 시 고위 공직자 자녀인지를 물은 권 의원에게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갖고 물은 것은 해당 직원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취지로 따졌고, 권 의원은 감사 중에 한 질의를 갖고 A씨가 항의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격해지면서 폭행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안양시의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폭력을 행사한 노조지부장을 사법기관에 고발, 노조지부장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 이필운 안양시장의 해명과 사과하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특히 행감장의 발언에 대해 공무원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시장과 노조위원장의 공식사과가 있을 때까지 행감 보이콧을 선언했다.

안양시의회는 “민의의 대변기관인 안양시의회가 집행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 중 중요한 행정사무를 진행하는 시점에서 시의원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아 시의원을 폭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는 60만 안양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이기에 묵과할 수 없다”고 행감 중단 이유를 밝혔다.

총무위는 27일 오후에도 행정사무감사장에는 김대영 총무경제위원장과 음경택, 서정열, 김필여 의원만 참석한 채 반쪽짜리 행감이 진행되던 중 노조 안양시지부는 ‘공무원을 매도한 권 의원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사태는 시의회와 노조·안양시의 갈등으로 확산했다. 노조의 성명 발표 후 시의회는 긴급회의를 소집, 이 자리에서 노조 안양시지부를 사법기관에 고발할 것을 검토키로 함에 따라 시의회와 노조 간 법정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7일에는 이필운 시장과 공무원노조 임원진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은 뒤 10시간 만에 오후 8시 정상적인 행정사무감사를 재개했다.

권 의원은 노조지부장으로부터 당한 폭행 장면을 단상에서 “앉은 자리에서 왼쪽 가슴을 1차례 맞고 몸을 움츠린 상태에서 어깨와 등을 수차례 가격당했다”며 의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재연하고, 28일 병원에 입원한 상태이다. 전공노 안양시지부도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권 의원은 시의 모든 공무원에게 사죄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권 의원을 출당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권 의원은 여당인 새누리당 이필운 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와 의정활동으로 성실한 시의원으로 평가 받으며 ‘이필운 시장의 저격수’로 알려졌다.

이원규 기자  mail@newstow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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