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운학 이동안 선생은 화성에 뿌리를 둔 재인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의 기예능보유자로 생을 마친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은 화성군 향남면에서 재인청의 세습광대 후예인 이재학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서당에서 천자문을 배우고 통감을 4권까지 익혔을 때 마을에 들어 온 남사당패로 인해 그는 남사당패를 따라 방랑의 길로 접어들었다.

박경현 회장의 '진쇠춤'

그렇게 무작정 가출한 이동안 선생은 황해도 한 장터에서 부친에게 이끌려 집으로 돌아왔지만 몸 안에는 이미 재인의 끼를 주체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4년 만에 다시 집을 떠난 선생은 서울로 올라가 광무대에 취직을 하고 이곳에서 어름줄타기를 배웠다. 이때 만난 스승이 김인호와 박춘재이다.

스승 김인호로 부터는 태평무, 승무, 살풀이, 진쇠춤, 엇중모리 신칼대신무 등 재인청 계열의 춤을 수십 가지를 배웠다. 그리고 박춘재로 부터는 발탈이 기능을 배웠다. 평생을 그렇게 방황을 하던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은 말년에 수원으로 돌아와 화성 행궁 옆 화령전 풍화당에서 기거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이동안 선생의 뒤를 이어 경기도지정 무형문화재 제8호인 살풀이와 승무 보유자로 지정 된 고 정경파 선생의 첫 제가가 바로 현재 운학 이동안 전통무용 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박경현 회장이다. 박경현 회장은 40년 넘게 학원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후학들을 배출해냈다. 그리고 대를 이어 무용을 잇고 있는 딸 신나리를 비롯해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어린 아이부터 선생님들까지 한 무대에 올랐다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을 꽉 메운 관람객들은 모두 10가지의 춤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마칠 때마다 열띤 환호를 보냈다. 어린 다섯 살짜리부터 선생님들까지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운학 이동안 선생의 춤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욕이 만든 아름다운 무대였다. 올해로 벌써 17회, 많은 사람들이 이동안 선생의 제자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한 예능인의 춤을 오롯이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7년 동안 수백회의 무대공연에서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의 춤을 추어 온 박경현 회장과 이동안 전통무용 보존회. 우리가 이 시대에 눈여겨 보아야할 춤판을 연 장본인들이다. 전통을 지켜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들의 노력이 더욱 박수를 받을만하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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