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일요일 오후 4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바보주막’에 ‘봉도사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방문하여 강연을 시작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던 바로 그 날 오후였다. 4·13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홍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까지도 희박한 정당으로 전락했다. 그들이 기치로 내걸고 싸웠던 정치개혁도 이제는 물 건너가는 듯하다. 20년 전 15대 총선 때와 판박이처럼 흡사하다.

이날 초청강연에서 정봉주 전 의원은 “요즘 정치인들은 자신의 재선, 3선 등만 신경을 쓰지, 자기가 소속된 정당이 어떻게 가는지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면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늦깎이로 정치에 데뷔했지만,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사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밥그릇만 챙기려 드는 현실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때 만약 누가 나를 야단쳐 주었더라면 내 인생은 변했을 것”이라는 어느 영화의 대사를 예로 들면서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안철수에게 ‘대표님, 대표님’ 하며 매달렸던 선배 의원들의 책임도 크다”고 덧붙였다.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 달러의 기준 금리 상승, 유럽 경제의 위기, 유가 하락 등은 한국 경제를 심각한 지경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생긴 신조어 ‘헬조선’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면서 “전교조 법외 노조, 통합진보당 해산, 국정원의 사이버 테러, 개표 조작 의혹,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등은 유신 독재로 회귀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최근 민중총궐기에서 보여준 것처럼 기층 민중과 손잡고 “야당은 이제 익숙한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이기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60대의 강 모 씨는 “요즘 한국 정치가 축구로 비유하자면 11명이 한팀으로 싸워도 부족한 판에 같은 편끼리도 5 : 6으로 나뉘었다.”면서 “갈등과 대립의 구태를 벗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정치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바보주막’을 빽빽하게 채운 가운데 진행된 초청강연 주제는 “헬조선, 방치할래?”였다.

이원규 기자  mail@newstower.net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