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오한 실수

정수자

가을도 잘 거드시길, 카톡 오자 고치려고

거두시길, 적다 말고 화들짝 눈이 뜨여

말없이 거드는 것들을 일삼아 곰곰 짚는 날

거둠보다 만만하니 숙여 드는 거듦이란

깨알에도 깃들어온 자국 없는 바람의 일

한 편의 어눌한 행간조차 줄커피가 거들었듯

심오한 전언인 양 오자 하나 받들어보는

부지깽이도 거든다는 가을도 한가운데

뒤늦게 쥐구멍 깁듯 연명連名 한 홉 얹는다

*정수자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등단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시집 『탐하다』, 『허공 우물』, 『저녁의 뒷모습』, 『저물 녘 길을 떠나다』

수상 중앙시조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 수원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등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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