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도 바쁘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듯하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너무도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고 쉬는 시간도, 즐기는 시간도 포기한 채 살아간다. 사회가 너무 빠르게 변해 도대체 정신이 없고 적응하기가 힘들다. 스마트폰은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나오고 더 나은 버전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사회에 뒤처진 느낌이다. 카톡이나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을 하지 못하면 외계인 취급을 받는다. 은행에 갈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이젠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결제한다. 청소하는 로봇에서 이제는 지능을 가진 로봇이 나와 심신이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해 준다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나아가 이젠 여러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지능화돼 작동하는 사물인터넷 시대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모든 것이 풍요로워진 요즘,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욱 힘들어하고 생존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나이든 사람이나 새로운 기술, 사회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느린 사람들은 사회 변화의 속도가 두렵다. 수명은 100세로 늘어난다는데, 직장에서는 40대만 돼도 벌써 눈치를 주고 희망퇴직의 대상이 된다. 기술은 금방 낡은 것이 되고 자신의 직업은 언제 사라질 지 모른다. 고령화 시대 노인의 빈곤과 질병, 외로움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쪽에선 재벌이 수백조원의 부를 내부 잉여금으로 쌓아놓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선 100만원을 갓 넘긴 월급을 받으며 비정규직들이 힘든 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국정화를 추진하는 시대 착오적인 정부 하에서도 학생들은 개방화, 다양화 시대의 창의적이고 기능적인 교육이라는 미명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을 강요받는다. 대학생들은 상아탑의 도서관에 앉아 진리탐구보다는 취업시험에 필요한 점수 획득 내용을 외우기 바쁘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불철주야 공부만 하며 열심히 살아온 젊은이들은 취직도 못해 데이트 비용 부담으로 이성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한다.

한편으론 옛날 우리끼리 오순도순 소박하게 살아가던 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진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구 끝 어느 곳에서 나비가 날개 짓하면 우리에게 폭풍과 같은 결과를 일으킨다. 중동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이슬람 종파가 싸우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국교를 단절하면 주식시장을 위협하고 한국경제의 근심거리로 등장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중국의 경기가 침체됐다고 우리의 삶이 크게 위협받는다.

한편으론 이상한 유전자 조합 먹거리가 우리의 식탁을 뒤덮고, 브레이크 없는 개발로 인한 CO2의 증가로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홍수와 가뭄 등 지구가 몸살을 앓는다. 몇 년 전의 사스와 작년의 메르스와 같이 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바이러스와 이상 질병들이 시시각각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우리의 인생은 태어나면서부터 학교에 다니고 직장에서 돈을 벌고 가족을 유지하며 죽을 때까지 경쟁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에게 물질적인 부와 풍요로운 문화,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었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 등이 환상과는 달리 우리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 사법, 과학 등 모든 영역에서 진행되는 이 거대한 물결을 어찌해야 우리의 삶을 지킬 수 있을지 난감하다.

문제해결의 가능성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다수가 성찰을 통해 철학의 근본적인 전환을 추구했을 때 그마나 열린다. 세계화와 극단적인 경쟁체제,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사회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단호한 의식과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세계 곳곳에서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들이 항상적으로 우리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파괴적 결과를 야기하는 사회체제를 극복해야 한다. 국내외 소수 거대 자본만의 부의 축적, 다수의 고용불안과 비정규직화, 장시간 노동, 가난한 노령화를 거부하고 노동기본권과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지켜야 한다. 정녕 이대로 살 것인지, 아니면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지,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행동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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