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선거구 실종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정치 신인들의 갖가지 묘안을 동원한 얼굴 알리기는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4월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은 총선이 석달 정도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정치권이 선거구 획정에 합의하지 않아 선거운동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부존재 상태에서 진행하는 선거운동을 단속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지역이 어떻게 조정되는지 알 수 없고, 후원회는 정상 가동하기가 애매해지는 등으로 예비후보들이 표밭갈이에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예비후보는 깜깜이 선거를 해야 하는 불리한 여건에 굴하지 않고 선거운동의 제약이 덜한 인터넷과 모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열정적인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성남 분당 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권혁세 예비후보가 대표적이다. 권 예비후보는 수내동이 분당 을 지역구로 편입되는지 여부가 정해지지 않는 등 선거구 획정 미비로 혼란을 겪고 있지만 톡톡 튀는 디지털 홍보전략으로 표밭을 다지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권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중순 출마선언식을 한 이후부터 매일 자신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에 '정치 신인 도전기'를 내보내고 있다. 정치 왕초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매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지역 곳곳에서 만난 주민들과 나눈 대화 내용과 소회, 각오 등을 진솔하게 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달 초부터 자신을 브랜드로 한 미니 디지털 웹진인 ‘주간 권혁세’를 창간했다. 자신의 유세 활동과 분당 판교 지역의 개선해야 할 이슈 및 현안, 지역주민의 기고문, 경제 이야기와 생활정보 등을 담아 주간 단위로 이메일과 모바일을 통해 배포하고 있다.

디지털 팟캐스트 방송인 ‘권혁세 라디오’도 곧 개국한다. 권 예비후보는 전문 사회자와 진행하는 이 방송에서 33년동안 우리나라 경제 현장을 지키고 이끌면서 겪은 각종 이슈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다.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과 대처 방안, 지역 현안에 대한 얘기도 곁들여진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약을 만들어 가는 ‘더 좋은 공약 만들기 캠페인’도 참신한 소통형 선거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 예비후보는 이 캠페인을 통해 여러 경로를 통해 접수된 수백건의 의견 가운데 지역 및 주민들과 밀접히 연관돼 있고 실현 가능한 내용을 엄선해 공약으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밥 사주세요, 밥 해주세요’ 캠페인도 독특하다. 유권자들에게 기부나 금품제공 행위가 금지되는 현실을 역으로 활용, 유권자가 권 예비후보에게 밥을 사주거나 해주기 위해 초청하면 적극적으로 응해 생활 현장의 의견을 직접 듣고 소통한다는 취지다.

권혁세 예비후보는 “그렇지 않아도 예비후보는 선거운동에서 기존 국회의원보다 불합리한 제약을 많이 받고 있는데 선거구마저 획정되지 않아 선관위가 단속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어정쩡한게 사실”이라며 “이중, 삼중의 굴레로 어렵지만 정치를 선진화해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신념으로 정치 신인다운 참신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표심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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