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로서 바라보는 막사발..

찻 사발을 보면서 한번 즘은 ‘막사발’이라고 생각 없이 불러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막사발은 그저 마구 만들어서 아무렇게나 사용하던 조선 시대의 밥그릇 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불려온다.

도예가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 막사발이란 그 그릇을 일본에서는 어찌 국보고 지정하고 보물이 되어있어서 역설적으로 자랑스러움에 그렇게 불렀는가는 몰라도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일본인들의 우리 정서나 기술을 평가 절하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볼 수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공예품이자 미의 결정체를 하찮은 이름 막사발이라 부르면서 자신의 미학도 모르는 무지랭이의 안목 없는 조상을 둔 그의 후예라고 자칭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의 마음의 눈이라는 의심을 해 보아야만 한다.

정말 막사발이고 대충 만들었다면 그 파편이 동네 마다 여기저기 흔하게 굴러다니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파편조차 보기 힘들다. 또한 흔한 막사발을 일제치하에서 모두 가져갔다면 지금 일본에라도 마구 굴러다니는 것이 당연할 텐데, 현재 일본의 박물관에서는 우리조상이 만든 찻 사발 한 점 놓고도 전시회를 할 수 있을 만큼 귀한 것은 어찌 설명해야할지 우리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도예가로서 찻사발의 재현에 많은 시간을 보낸 후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하나는 지금도 많은 시간을 요해야 할 수 있고.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이도다완’이라 불리는 그 찻사발의 재현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그 당시에는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찻 사발은 주문해서 가져간 기록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일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 종교철학자)가 쓴 글에 생각 없이 막사발 이라 부르며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

이도다완이라 불리는 우리조상이 만든 사발은 당연 주문 찻사발이며, 그들이 만들지 못하는 고급 수준의 찻사발인 것이 자명한데 우리끼리 우리 조상의 작품을 낮추어 부르는 듯한 이름으로 막사발이라 부르는 것은 한 번 더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 마시는 그릇 물그릇, 밥 먹는 그릇 밥그릇, 차 마시는 그릇을 당당하게 찻사발로 부르기를 소망한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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