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통팔달(四通八達)이란 도로나 교통, 통신 등이 이리저리 팔방으로 막힌 곳 없이 통한다는 뜻이다. 우리 수원은 경기도 생활권의 중심지역이면서 최근 신분당선 연장개통 등으로 인해 경기남부 교통의 요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지니게 되었다. 도로는 국가 기간시설이라는 기본적 의미를 넘어서 이제는 문화와 산업 그리고 경제활동을 비롯한 모든 사회기능과 시민의 생활을 이어주는 중요한 생활 관계망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한다.

우리 수원시 권내에도 각종 도로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의 운행을 가능토록 하는 국도와 지방도 그리고 우리주변의 간선도로와 중로, 소로 등은 시민의 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진다. 수원시 생활주변의 대중교통이 도시간 노선버스와 수원시 권역의 시내버스라고 한다면 주민 생활주변에는 마을버스라는 친근한 지역형 대중버스가 있다. 이 둘을 굳이 비교하자면 노선버스와 시내버스가 전교 동창회라고 한다면 마을버스는 같은 반 반창회라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마을버스는 지역주민들과 가깝게 있어야 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최대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 지면을 통해 이번에 개통될 수원시 팔달구 지역의 마을버스 이야기를 실어보도록 한다.

다시, 얼마 만인가!

십여 년 전에 수원시 팔달구 소재 고등동의 병무청 인근 지역 마을 내 도로까지 버스가 운행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노선이 변경되어 지금은 운행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역도로를 잇는 마을버스가 없다.

팔달구 지역은 단독주택이 많고 간선도로 간의 거리가 멀다는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시설까지의 거리가 꽤 먼 거주지역이 있다. 특히 추운 겨울에 어린 학생들이 종종걸음으로 먼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지역에도 마을버스가 있었으면 하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었다. 그리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서 우선 당면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였다.

우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상의 대안을 수립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큰 원동력이 되었고 지역민들의 편익증진을 위해 일하는 고등동장과 화서동장을 포함한 관련인들의 협조가 있어 우리지역 마을버스 노선개설의 튼튼한 기반이 되었다. 또 다른 문제는 마을버스 운영시 손익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주민의 편의를 위해 버스를 운행할 수 있는 사업체의 참여 여부였다.

모든 기업체는 경제논리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회공헌과 공공이익을 버스업체에게 요구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스럽게도 서부여객(대표 이철수)이 마을버스 운행에 참여하였고 직접 노선도를 만들어 주민과의 만남에 앞장서는 등 당면 주요현안들이 해소되었다. 그리하여 2015년 4월 27일 수원시 대중교통 부서 관련 공무원과 첫 현장조사를 수행하였고 그 이후 사업추진에 대한 가속도가 붙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서 화서역과 화서동, 고등동 그리고 수원역 사이를 잇는 마을버스가 우리지역을 운행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

지역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범답안은 주민들의 필요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당연히 최적의 답을 찾는 방법은 주민의 생활현장에 동참하여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추진 과정상의 적정성 여부를 논의하여 최상의 해법을 찾아나가야 했다. 이런 측면에서 고등동 인근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날 때 마을버스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원여고 뒷길은 단독주택이 많고 버스를 타기 위해 20분 가량 걸어 나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지역이다. 화서동도 비슷한 여건을 가진 지역이 있다. 마을버스 노선 개설의 필요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사업의 필요성이 높았다.

지역주민들이 공감하는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더 좋다. 다행스럽게도 지역주민 그리고 사업추진을 위해 노력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팔달구의 민생테마를 ‘현장에 답이 있다’로 정하고 민원현장에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팔달구지역위원장도 마을버스 개설을 위한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주민편익 증진을 위한 의제는 생활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게 맞다. 거대담론보다 내 생활의 일부분과 밀접한 의제들에 의해 내 생활은 변화한다. 그래서인지 마을버스사업에 있어서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적극 참여하였다. 주민들의 필요와 사업추진 관련인들의 의지가 만나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구체적인 과정으로는 지난해 8월 17일의 화서벽산블루밍아파트 주민간담회, 12월 11일의 공청회 등이 진행되었고 2016년 1월 13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92.15%의 찬성으로 주민서면 동의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이 일은 지역사회의 이익증진을 위한 주민참여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함께 길을 만들다

이번에 개통될 27-3번 마을버스 노선을 ‘꿈의 노선’이라 부르고 싶다. 교통수단이 발달한 시대에 우리 지역 내의 길을 지나는 마을버스 한 대의 의미가 거창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 일을 이루기 위해 지역주민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인 만큼 꿈의 노선으로 불릴 수 있을 가치가 있다. “마을버스가 빨리 개통되면 좋겠다. 버스가 다니면 이제 먼 길 걷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시는 지역 어르신의 기대 섞인 바람은 이번 사업의 보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이번 마을버스 노선 개설사업 추진과정에서 마을버스 운행이라는 결과보다 더 큰 가치, 즉 주민의 공공이익에는 많은 사람들의 함께한다는 공공이익 우선의 원칙이 발휘된다는 사실을 느꼈다. 지역주민의 높은 참여와 동의표시 그리고 관련인들의 적극적 지원과 협조, 손익계산 보다는 마을버스 노선운행에 참여한 버스회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함께 노력한 모든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그간 밤잠을 설쳐가며 사업추진을 위해 고민해왔던 모든 어려움들이 봄볕에 눈 녹듯 잊혀져간다.

다시, 길을 만드는 사람들

아직 버스 노선 신설에 관한 행정절차와 버스구입, 운행준비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또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꼬마버스타요’ 제작에 대한 의견도 수원시에 문의할 것이다.

1월 25일에는 화서동, 고등동 지역의 협소한 골목을 운행해야 하는 노선을 직접 찾아보았다. 버스는 주민들의 교통수단이기도 하지만 안전을 위한 운행준비 또한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마을버스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서 지역주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마을버스가 동네를 지나면 대중교통 이용이 더 편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버스의 운행을 위한 주차 배려, 운행상의 협조 등 주민의 자발적 참여도 필요하다. 우리 지역주민 모두가 마을버스 길을 만드는 사람들인 것이다.

버스는 마을을 지난다. 그리고 그 마을에 사람들이 산다. 주민들이 우리지역이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 마을에 사는 일이 기쁜 일임을 느끼게 하기 위해 더 열심히 주민들이 있는 곳을 찾을 것이다. 나 또한 지역주민의 일원이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2일. 27-3번 버스는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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