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지나칠 때마다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고 지나간다. 좋은 소리가 아니라 대개 육두문자를 쓰거나 볼멘소리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수막 내용을 보면 참 가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서로가 떠넘기기식의 문구들이 요란하다. 한편은 대통령공약사업이니 집행을 하라고 하고, 다른 한편은 교육감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온통 거리마다 붙어있는 이러한 문구의 현수막을 보면서 선거철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굳이 필요치 않다. 그리고 그런 현수막을 왜 사거리마다 걸어놓는 것인지도 불쾌하기 짝이 없다. 싸움은 국회 내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전 국민을 편 가르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은 그런 현수막에 마음을 뺏길 때가 아니다. 도대체 나라살림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누구인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뽑아놓은 나리들께서 할 일은 안하고 허구한 한날 싸움질만 해대고 있다가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서로 핑계를 대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이렇게 사거리마다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한다. 여기저기 핑계 나부랭이 글을 걸어놓아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그런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볼 때마다 속에서 천불이 난다. 자신들이 알아서 처리해야 할 일조차 제대로 못하고 이젠 국민들을 상대로 내분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니 말이다.

어디 이번뿐인가? 이들의 하는 일이 그렇다.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일들을 왜 밖으로 매번 끌어내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본인들이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던가? 그들이 왜 그곳에서 국민들의 혈세를 축내고 있는지조차 의아하다.

사람들이 그러면 못쓴다. 국민들의 세금을 내렸다고 한 곳에 현수막이 걸리면 그 다음 날에는 반대쪽에서 여기저기 더 문구를 보태 걸어놓는다. 도대체 누가 한 일이라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가 나쁜 나로서는 해답이 없다. 그저 그런 현수막을 바라다보면서 기분만 언짢아질 뿐이다.

참 들리는 소식마다 기분 좋은 소식이 하나도 없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유아들을 돌보는 연합회 측에서 교육감을 상대로 예산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고발을 했단다. 그 다음 후속조치가 이루어진다고 하니 참담하기까지 하다. 이 나라의 교육은 이제 갈 곳을 잃은 듯하다. 교육이 제 갈 길을 찾지 못하면 백년대계는 허황된 꿈이다.

장내에서 해결할 문제를 장외로 끌고 나오더니 드디어 그들이 좋아하는 싸움이 시작된 느낌이다. 이러고도 또 국민들에게 한 표를 부탁할 것인가? 이제는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보자. 언제까지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이렇게 싸움을 해대는 사람들에게 끌려 다닐 것인가?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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