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역사적으로 “정신문화의 꽃이다“라고 불려왔을 정도로 고급문화에 속한다.

첫째로 차 한통의 가격이 만만치 않음이고 둘째는 차를 즐길려면 여유로운 시간을 필요로 하고 조금 더 가면 차 공간(=茶室)도 다구(茶具)물질도 모두 직접 생활과는 늘 거리가 있었다. 그러면서 차는 늘 상위권의 지식인들의 전유물처럼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차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전설의 시대인 염제신농씨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농(神農)은 '소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있었다한다. 그러므로 차는 전설의 시대부터 인간에게 이익을 주는 약초이고 기호품으로 접해왔고 이후 중국 당나라 시대의 문인 육우(陸羽, 733~804)는 세계 최초이고 현존하는 최고의 차 전문적 차서(茶書, 다서) 『다경(茶經)』을 집필해 다성(茶聖) 혹은 다신(茶神)이라 일컬어진다.

육우는 다경에서 차의 시작인 차나무 알기부터 차인의 마음가짐은 물론 정신적인 측면 까지 골고루 다루어 중국의 당나라 이후 약 1300년간 최고의 다서로 자리 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 다성(茶聖)이라 불리는 조선후기의 선승 초의선사(草衣禪師, 의순, 1786~1866)는 <동다송(東茶頌)>을 저술했는데 조선 후기의 정조의 부마 홍해거(洪海居)의 부탁을 받고 쓴 것으로 1837년 한국차에 대하여 송(頌)형식으로 지은 우리 차에 대한 68행의 7언 고시체 송시이다. 차의 덕을 칭송하여 이를 널리 찬미함이니 곧 동국에서 생산되는 차의 미덕을 찬양한 노래이다. 동다송은 그 내용이 생장개화, 꽃과 싹, 고사, 제다, 제품, 동차 실황, 동차 송찬, 동차 선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 임제종의 개조인 에이사이라는 선사가 1211년경에 쓴 다서이다. 송나라의 말차법 내용이 전차(磚茶) 제법과 함께 간결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이 책에서 “차는 양생의 선약, 연령의 묘술”이라고 하며 차를 건강 기능 면에서 설명하는 한편 “차가 돋아나면 그 땅은 신성해지리라.”고 하며 끽다를 전면적으로 장려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 까닭으로 인해 일본 최초의 다서로 여겨 에이사이 자신 또한 일본에서 다조라 불리기에 이르렀다.

옛 선인들 중에는 차의 정신적 측면에 집중한 사람들이 많다. 고려말의 충신으로 이름난 정몽주는 ‘돌솥에 차 달이며(石鼎煎茶)’라는 제목의 시에서 ‘나라의 은혜에 보답 못한 늙은 서생이 차 마시는 일로 세상을 잊는구나. 눈보라 세찬 밤 그윽한 서재에 홀로 누워 돌솥의 솔바람 소리 즐겨 듣네’라고 차를 마시며 느끼는 감회를 표현했다.

모두 열거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선인들이 이처럼 시대를 넘나들며 ‘정신문화의 음료’로서 즐기는 차문화를 형성해 왔다. 지금 시대에는 녹차를 포함한 음료 대부분을 차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진정한 차의 위상을 밀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유일하게 ‘정신과 만나는 음료인 차’를 다도(茶道) 또는 다예(茶禮) 등의 이름과 차 지도자과정 또는 차회(茶會)가 많이 자리 잡고 있고 또한 여러 방면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우리들 가까이 오고 있으나 실질적인 생활차(生活茶)로서의 보급은 미미한 실정이라 하겠다.

옛 선인들이 이미 차의 우수성에 대해 밝혀놓았음에도 우리는 차문화가 쉽사리 접해지지 않아 편리성에 대한 기타음료에게 밀리고 있음은 당연하다하겠다. 이를 극복하는 일이 건강한 사회, 멋을 아는 사회로 이어지며 “정신문화의 꽃” 차(茶)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다 할 수 있겠다.

심인구  oonggi@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