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치르는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에비후보자들 중에 전과자가 4명 중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0명 중 4명 정도가 전과 경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역대 총선 후보 전과자 비중이 17대에는 17.7%, 18대에는 14.3%, 19대는 19.7%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전과자의 비율로만 따진다면 40%에 육박하는 전과비율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 속내를 보면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예비후보자들의 전과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벌금 100만 원 이상 확정된 모든 범죄와 관련된 전과를 공개하도록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가장 많은 예비 후보자들이 저지른 전과는 ‘도로교통법 위반’이었다. 도로교통법 위반은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음주측정 거부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전과기록 가운데는 현역 혹은 예비 정치인들이 학생운동 및 시위 등으로 전과를 기록한 경우이다. 독재정권시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투옥되어 전과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사람들이나 집시법 위반 등으로 벌금을 낸 사람들을 음주운전이나 죄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과 동등하게 전과자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전과의 내용을 기록하지 않고 단순히 전과 몇 범 인 것만을 기록한다고 하면 홍보물을 접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모두가 다 같은 전과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통계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는 죄명과 형벌, 확정일자만 선거공보에 게재토록 되어있기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이 단순 범법자인지 살인미수를 저지른 흉악범인지 아니면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사람인지 구체적인 범죄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담당관청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정확히 판단해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상세한 범죄 사실을 공보물에 표기하도록 법제화시켜야 한다. 민주화운동 등 많은 이들을 위하여 투쟁을 하다가 범법자가 된 사람들과 자신의 쾌락이나 부의 축적, 기타 사회악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는 구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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