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은 제20대 총선으로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요즈음은 어딜 가나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등 뒤판에 커다랗게 소속당과 자신의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다닌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자신을 알리기 위한 방법이다.

이분들은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고개가 땅에 붙는다. 한 표를 부탁하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참 의아스럽다. 왜 꼭 저래야만할까? 좀 더 당당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설 수는 없는 것일까? 국민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출마를 한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오히려 당당해야 할 사람들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국민들을 위해 불철주야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수준 높은 복지혜택을 누리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당당히 내가 이런 정책을 갖고 여러분들을 복된 국가에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당당하기 때문이다. 그런 당당함이 없다면 어떻게 그 사람을 믿을 수 있단 말인가?

“기호 ○번 ○○당 아무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무엇을 부탁한다는 것일까? 고개가 땅에 달라붙도록 숙이고 읍소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고개가 과연 자신이 당선된 후에도 계속될까?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4년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인가? 한마디로 전혀 그렇지 않다. 당선이 확실시 되는 순간 고개는 빳빳하게 곤두서고 평소에 그렇게 웃어가며 손을 내밀던 사람들 중에는 ‘언제 그랬나? 난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선거철이 되면 고개가 점점 수그러들다가 선거가 끝나고 나면 용수철같이 다시 튀어 오르는 것이 바로 의원들의 고개이다”라고.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언제나 보아도 한결같이 겸손한 사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표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늘 믿음직스럽기 때문이다.

이제 50여일 앞으로 다가 온 제20대 총선. 이번 선거에서 누굴 뽑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활이 달라진다. 선거철만 되면 고개가 땅에 붙었다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빳빳하게 세울 사람을 뽑을 것인가? 아니면 언제나 변함없이 겸손하고 당당한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는 모두 유권자들의 몫이다.

이번에는 제발 가식적인 겸손에 넘어가지 말자. 그리고 꼼꼼하게 후보자가 내세운 공약 등을 살펴보자. 그것이 과연 이룰 수 있는 공약(公約)인지, 아니면 헛구호로 그칠 공약(空約)인가도 살펴보자. 그리고 늘 같은 행동을 취하는 믿을 수 있는 후보인가도 따져보자. 혹여 당선이 되면 구부러졌던 목이 다시 뒤로 넘어가는 이런 인사는 아니었는지 살펴보자. 한 번의 잘못된 판단이 우리 생활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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