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카카오톡의 단체 문자로 사진 한 장이 여러 곳에 전송됐다. 씨제이푸드에서 운영하는 VIPS에서 19주년 기념 ‘임직원 할인가’로 식사할 수 있다는 할인권이었다. 임직원카드가 있어야 35%할인인데 누구나 카톡의 이미지만 보여주면 할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기간은 단 3일. 2월 21일에서 23일까지다. 또한 타 쿠폰이나 제휴할인카드는 중복 불가라고 명시되어 있다.

주말 성인 샐러드바 가격이 28,700원이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한 끼 식사에 흔쾌히 3만원 정도를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35%할인이면 18,600원 정도이니 한번쯤 가볼만하다는 생각에 모처럼 외식하러 나서는 사람들이 있을 법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할인 첫날이라는 21일 오전 11시 빕스 매장을 찾았더니 상상이었다. 대기인원만 90명 이상이었고, 대기시간도 1시간 이상 될 거라고 했다. 밥 한 끼 먹으려고 아침부터 빕스를 가기 위해 나선 사람들도 대단하지만, 약 100명의 대기인원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황당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빕스를 찾았지만 결국 대기자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해보니 광고비 거의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빕스는 3일 만에 엄청난 폭리를 취할 것이라 예상된다. 단 3일이라는 날짜 기한에 사람들은 비싼 뷔페 음식을 35%할인에 먹기 위해 애쓴다. 식구들이 많은 가족이라면 기다렸다는 듯이 카톡으로 날아온 할인권을 사용하여 점포로 달려갈 것이다. 실시간으로 무한 유포되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이제 대기업의 무한 광고 마케팅 수단이 되는 듯하다. 심지어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 광고.

비슷한 할인 행사로 엄청난 매출을 올린 예가 또 있다. 롯데리아는 매출증대를 위해 불고기버거에 대해 26%할인행사를 7일간 하면서 2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스타벅스는 해마다 새해에 럭키백이라고 하여 한정판 선물세트를 구성하여 판매하는데 올해는 49,000원짜리가 3시간만에 완판되었다. 심지어 중고사이트에서 2배 이상의 금액으로 되팔기도 했다. 버거킹은 ‘쿼트로치즈와퍼’ 라는 햄버거를 한정메뉴로 만들어 1000만개를 판매한 기록도 있다.

한정판매나 한정기간 등의 마케팅은 닫힌 지갑을 열게 만든다. 한정판을 소유했다는 특별함, 한정기간에 먹는 것에 성공했다는 심리는 나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차별되게 만든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것도 소비자는 인식하지 못한 채 말이다. 한정판 마케팅은 고가의 명품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뷰티와 패션, 식품, 주류, 외식업계까지 한정판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은다.

카톡으로 날아온 35% 할인쿠폰을 가지고 너도 나도 VIPS에 모인 사람들. 그러나 나 역시 한정판 마케팅에 속은 사람 중 하나라는 생각에 씁쓸하다. 한정마케팅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어낸다. 35%할인쿠폰으로 만족을 느낀 사람들이 또다시 그곳을 갈 확률이 높다. 소비는 더 이상 나의 선택이 아닌 타인의 취향, 대기업의 꼼수로 바뀌었다.

김소라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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