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란 사전적 의미로 보면 ‘본인 스스로와 함께 자기와 관련되는 여러 사람을 다 같이 가리킬 때나 또는 자기나 자기편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우리라는 말은 공동체를 뜻하는 용어이다. ‘우리나라’ ‘우리편’ ‘우리동네’ ‘우리집’ 등 우리는 가장 편한 내가 속한 것을 뜻한다.

그런 ‘우리’라는 말은 ‘울타리’를 뜻한다고 한다. 한 마디로 우리는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를 할 수 있는 하나의 벽이다. 그런 우리라는 말이 왜 요즈음 갑자기 자꾸만 그리운 것일까? 그것은 요즈음 돌아가는 나라 꼬락서니가 정말 가관이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엉망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란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편이 갈린 반쪽짜리 우리만 존재한다.

이 나라는 언제부터인가 온전한 우리가 없다. 그저 나와 너만 있을 뿐이다. 심지어는 너도 찾기 힘들다. 세상 어디를 가나 나만 존재한다. 한 마디로 ‘나만 아니면 상관없다’라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 이러다가 보니 세상이 점점 강퍅해지고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남을 위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우리네 조상들의 우리의 개념은 자리를 잃었다. 그런 공동체적인 사고를 잃어버리면서 세상은 각종 남을 해하는 범죄가 판을 치고 모든 사람들은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와 금전주의만 팽배해 있다. 도대체 우리 이웃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그런 단어가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는 듯하다.

국회는 국회대로 엉망이다. 좀처럼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극을 향해 치닫고 있는 양방의 말을 들어보면 그 안에는 나만 존재한다. 그저 내가 주장하는 것만이 옳다고들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도 따지지 않는다. 내가 주장하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 우리란 존재할 수가 없다.

내일모레면 3.1절이다. 3.1절로 인해 우리는 독립을 찾았다. 길거리로 뛰쳐나온 모든 이들은 하나가 되어 만세를 불렀다. 그 안에 우리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바라보면 눈물을 흘렸다. 서로 상통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따뜻한 마음 안에 바로 우리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제 세상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우리를 찾을 수가 없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서로가 내 득(得)만을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상대방의 의견은 조금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마음, 독선과 아집만이 존재하는 이 나라엔 밝은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듣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이 암울할 뿐이다.

더 이상 우리를 찾지 않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자칫 우리란 단어를 영원히 잊을 수도 있다. 이제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를 회복하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우리가 존재하고 우리가 잘되고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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