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passion)’은 열정이다. ‘패션(fashion)’은 감각이나 스타일을 말한다. 남문패션1번가 상인회 김국선 상인회장은 이제 남문1번가는 스타일을 말하는 패션이 아닌 열정을 말하는 패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5일 오후에 남문패션1번가 상인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국선 회장은 지난해 3월에 상인회장으로 취임을 했다.

“저는 저희 남문패션1번가가 가장 어려울 때 상인회를 맡았습니다. 처음에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인 여러분들이 협조를 잘해주셔서 상인회 일을 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수원역 뒤편에 롯데쇼핑몰이 개점을 하면서 시장을 찾아오던 손님들이 30% 정도 감소한 것은 사실입니다. 가장 피해가 심한 것은 역시 팔달문 앞 전통시장들입니다. 특히 롯데쇼핑몰과 브랜드가 같은 저희 패션1번가 같은 경우에는 치명적이죠.”

지난 해 롯데쇼핑몰이 개점을 하면서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그렇게 어려운 기회를 패션1번가 상가가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한 김국선 회장이다. 항상 기회란 어려울 때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 김국선 상인회장의 생각이다.

제주에서 올라와 수원에 정착한지 13년

김국선 상인회장은 재주도가 고향이다. 2003년도에 제주도를 떠나 수원으로 올라와 정착을 했다. 현재 패션1번가에 사무실을 내고 있는 김국선 회장은 수원으로 올라온 것도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현재 156개 점포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남문패션1번가는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지난해 롯데쇼핑몰 입점 반대시위를 하면서 저희는 그동안 몰랐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22개 전통시장의 3000명이 넘은 상인들이 반대집회에 참가를 하면서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상인회장들은 일주일간 단식농성을 하면서 한 마디로 전우애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김국선 상인회장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서로 힘을 합해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이번에 글로벌 명품시장도 팔달문 인근 9개 시장의 상인회장들이 마음을 합해 명품시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집회를 하면서 상인회원들이 하나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발전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김국선 회장은 상인회원들과 함께 ‘정열의 1번가’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요즈음 저희 패션1번가에 음식점들이 하나씩 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번 글로벌 명품시장 선정을 저희가 변화할 수 있는 호기로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번 명품시장 선정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저희만이 아니라 팔달문 인근 모든 9개 상인회가 같은 생각이죠.”

김국선 회장은 남문패션1번가가 지금은 비록 유명 메이커들이 다 떠나고 몇 개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질 좋은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남문패션1번가는 점포들의 임대가격이 저렴하게 내려갔기 때문에 더 많은 경쟁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저희 패션1번가 점포들의 임대료가 한창 성수기를 맞았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10분의 1 정도로 떨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몫이 좋은 곳도 절반으로 떨어졌죠. 저희 시장이 패션1번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십 몇 년 정도 되었는데 한창 때는 의류 명품 브랜드가 이곳에 모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곳 제품들이 신촌이나 명동과 다를 바가 없었죠.”

그런 남문패션1번가가 이제는 몇 개의 브랜드 점포와 스포츠 용품, 보세용품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점에 있던 먹거리 상인들이 임대료가 싸다보니 점포 안으로 들어와 장사를 하고 있고 이용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다양한 먹거리 점포와 다양한 종류의 브랜드를 비롯한 의류, 스포츠용품 등이 함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화상품을 개발하고 영업시간도 늘린다.

남문패션1번가 김국선 상인회장은 앞으로 패션1번가만의 독특한 패션악세사리를 개발하고 전문 매장을 내겠다고 한다. 패션악세사리는 패션가의 브랜드 상품과 매치를 시켜 멋을 더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모델들을 동원해 길거리 패션대회를 열어 모델들이 입고나온 상품을 경매에 붙이는 이벤트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저희들은 현재 8시면 끝나는 시장의 영업시간을 10시까지 늘리려고 상인들과 협의 중에 있습니다. 손님이 없다고 해서 8시에 문을 닫으면 늦게 시장을 나오는 사람들은 아예 포기를 할 것이니까요. 그렇게 영업시간을 늘려놓으면 퇴근 후에 들리는 손님들도 하나씩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먹거리를 늘려 젊은이들이 늦은 시간에 장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거리가 될 테고요”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시장통에 규격을 갖춘 포장마차를 유치하겠다고 의견을 밝힌다. 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런 먹거리 점포를 이용하게 되면 자연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늦은 시간에는 아무래도 먹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먹을 것을 중요하게 여기죠. 그런데 팔달문 앞 시장들은 지동 순대타운을 빼면 특별한 먹거리타운이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현재 공실로 남아있는 점포들을 건물주와 상의를 해 먹거리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밤 시간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는 포장마차 거리를 조성해보려고요.”

날마다 변화중인 남문패션1번가

요즈음 패션1번가에는 먹거리 집들이 부쩍 늘었다. 김국선 상인회장이 취임을 하고난 후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기를 호기로 변환을 하려고 하는 김국선 회장은 날마다 상인회원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다. 그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패션1번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장으로 들어오는 입구를 잘 꾸미고 계절에 따른 꽃으로 치장하는 화분들도 설치하려고 합니다. 요즈음은 전문 식당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어, 제 시간이 되면 빈자리가 없는 집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변화를 시도하면서 우리 패션1번가가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또한 올해는 일부 거리에 아케이트 공사를 합니다. 아무래도 아케이트까지 설치가 끝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겠죠.”

패션(fashion)이 아니라 정열을 상징하는 패션(passion)1번가로 변화를 하겠다고 하는 김국선 상인회장. 당장 큰 효과를 볼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달라진 남문패션1번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