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총체적 위기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오직 국회탓, 야당탓, 남탓 밖에 할 줄 모른다. 민생파탄으로 정작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 이러니 파렴치함도 이쯤 되면 도가 지나쳤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동향’ 자료를 보면 1월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소비와 설비투자 역시 전월보다 줄어들긴 마찬가지이다. 지난달 수출도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2.2%가 줄어들어 역대 최장인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수출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중국과는 안보 효과도 의심스러운 사드 배치 문제로 최악의 관계로 치닫는 중이다.

‘임기 내 국민소득 4만달러’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부의 지난해 국민소득은 1인당 2만7200달러로 9년째 3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해 국민소득은 전년보다 1000달러 넘게 줄어들었다. 가계부채가 무려 120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해서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은 2009년 2698개에서 2014년 3295개로 22%나 늘었다.

김대중 정부 5.3%, 노무현 정부 4.5%였던 경제성장률은 이명박 정부 3.2%에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와 2.9%(3년 평균)까지 떨어졌다. 올해 역시 2%대 성장에 그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국가채무는 2월 기준으로 602조원으로 현 정부 출범 후 150조원이 늘었고, 30%대 초반이던 국가채무 비율은 40%를 넘어섰다. 늘려야 할 것은 줄어들었고, 줄여야 할 것은 늘어났으니 정부의 무능력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청년 실업률은 작년 공식 통계로 9.2%, 체감 통계는 10%를 넘는다. 10명당 1명의 청년이 백수인 꼴이다. 2015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율은 45%, 868만명으로 OECD 최고 수준이다.

반면 1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2009년 288조원에서 2013년 522조원, 작년에는 600조원을 돌파하며 쌓이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저임금 활용, 골목상권 침투와 자영업자 몰락, 각종 대기업 감세 등으로 인한 약탈적 이윤추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박근혜 정부 들어와 빈부 격차 확대, 사회 양극화, 중산층 몰락이 더욱 심각해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는 휴지통에 버린지 오래고, 부실 한계기업과 경쟁력 없는 취약산업 정리와 같은 구조개혁, 새로운 성장산업 발굴, 소득주도 성장을 통한 내수시장 확대 등 경제발전 전략과 전술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껏 한다는 것이 부동산 대출 확대, 정부 돈 풀기로 단기부양, 근로자파견법 도입 등의 노동개악으로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는 방식만 추진할 뿐이다. 근본적인 해결은 없고 재벌 이익 늘려주며 응급 대책으로 위기만 심화시키는 나쁜 처방이다.

무엇보다 구제불능인 것은 총체적인 경제위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지금까지 오직 남 탓만 한다는 것이다. 국무회의에서 연일 국민이 국회를 심판해달라고 하고, 진실한 사람(진박)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선거에 개입하며 사회분열만 부추기고 있다. 3·1절 기념사에서조차 “경제가 어려운데 국회가 마비 상태”라며 국회(야당과 비박)를 심판해 달라고 대국민 선동을 했다.

이런 인식 수준이니 개성공단을 중단하며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창조경제’ 한다면서 테러방지법·사이버테러방지법을 제정하면서 인터넷, IT산업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다. 심판 대상은 국회에 앞서 대통령이다. 국민이 대통령을 심판해서 정신을 차리게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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