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살인’ , 1급 살인죄 적용! 미국의 경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아동학대로 아이들이 숨졌는데도 불구하고 살인죄를 적용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오히려 양형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는 이런 처사가 영 못마땅하다.

도대체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가 아이들의 죽음을 애탄해하지 않는 것일까? 작금에 들어 1주일이 멀다하고 들려오는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그것도 친부나 친모에게서 벌어진 학대사망이라는 점이 그저 참담하기만 하다 아이들은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동량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성장도 하기 전에 부모들에게서 버림을 받고 목숨을 잃고 있다.

평택시는 신원영군 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아동학대 매뉴얼을 만들어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동양육시설, 학부모 등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검찰과 경찰, 교육청,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읍면동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동학대 예방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관련 법규 등을 검토해 아동학대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아동을 보호할 수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다.

지자체들이 이동학대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내린 이러한 조치로 아동들의 안전이 얼마나 보장될 것인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그러한 노력이라도 하지 않으면 아동학대로 무수히 생명을 잃어가는 우리의 어린 생명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어린이집 등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어린이 학대 등으로 인해 온통 나라가 시끄러웠다. 국회는 ‘영유아보호법' 개정안을 2015년 9월 19일부터 시행하고 모든 어린이집은 지난 해 12월 19일까지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아동학대자의 어린이집 설치·운영 근무 제한을 강화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정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동학대는 점점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아동을 둔 일부 몰지각한 부모들의 부분별한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받는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분노에 찬 어머니들의 고함소리에도 정작 아동학대로 귀한 아이들의 생명을 끊어놓은 사람은 태연하게 현장에게 범행을 재현했다고 하니 이젠 사람의 목숨이 고귀하다는 것은 쓸데없는 말이 되어버린 것일까? 하기야 어린이를 굶기고 학대한 어느 여인은 아이보다 개를 먼저 걱정했다고 하니 ‘개보다 못한 인간’이 되어버린 듯해 우울하다. 어떤 이유로던지 고귀한 생명은 보호받아야 한다. 국가는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이 땅에서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최종현 (수원지체장애인협회장)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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