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뉴스 캡처)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2.5%이다. 1999년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다. 열 명 중 1명 이상이 취업할 곳이 없어 방황한다는 이야기다. 2월이 졸업시즌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역대 2월 실업률 기준으로도 2012년 8.3% 이후 4년 연속 상승했다. 통계상 실업자에 속하지 않는 고시생, 대학원생, 비자발적 정규직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실업률은 30%가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청년실업률이 이렇듯 높은 것은 기본적으로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의 장기불황에 원인이 있다. 경제성장의 견인 축 역할을 했던 중국이 6%대 중성장에 들어갈 정도로 고도성장을 멈췄고, 한국수출의 1/4에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침체는 한국경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다. 저유가로 인한 산유국의 위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각국의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이 모두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이다.

몇 개 업종, 대기업 위주의 수출구조로 경제가 구성되어 있는 한국경제는 외부 환경에 다른 나라보다 더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 조선, 철강, 자동차, 핸드폰 등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은 무서워서 두 나라간 기술 격차는 거의 좁혀진 상황이고, 일부 업종은 이미 우리나라를 넘어섰다는 평이다.

현재 한국의 수출과 내수는 사상 최악이다. 끝 모를 줄 모르고 지속되는 수출 감소와 내수시장 악화는 굳이 수치를 들이대지 않아도 피부로 국민들이 절감하는 중이다. 생산과 소비, 투자 모두 역대 최악이다. 국가채무는 2월 현재 602조로 현 정부 출범 후 150조원이 늘었고,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넘어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경제 정책담당자의 무책임함과 무능력은 끝이 없다. 정쟁과 계파싸움에 날이 새는 집권여당과 야당의 한심함도 이에 못지않다. 무엇보다 현재의 경제위기 국면의 가장 큰 책임자는 대통령에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경제를 포기한 것 아닌가, 서민의 삶을 제대로 알고 있는 분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끌던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당시 4.5%의 경제성장률을 보며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경포대)이라고 조롱했는데, 현재 2%대 자신의 업적을 무엇이라고 평할지 궁금하다. 김대중 정부 5.3%의 경제성장률에 견줘 이명박 정부는 3.2%이고, 박근혜 정부 3년 평균은 2.9%이다.

민생이 파탄나고 서민의 삶은 벼랑으로 몰려있는데, 대통령은 대구와 부산의 친박 후보 지역구에 가서 간접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고, 친박 핵심이자 경제부총리 출신인 최경환 의원이 기껏 한다는 것이 진박 감별 노릇이나 하며 정치를 희화화 시켰다.

개성공단을 하루아침에 문 닫으며, 수만명의 일자리를 없애버렸고,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주었다.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민족의 염원은 뒤로한 채 선거를 앞두고 연일 남북긴장과 대결만 고조시키며 안보장사나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탄스럽고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출이 안 돼 내수시장을 키워야 하는 판국에 오직 재벌과 대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파견노동제나 임금피크제 도입 등 노동개악을 통해 노동시장을 불안하게 만들려는 시도뿐이다. 10대 재벌이 수백조원의 내부 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낙수효과가 없다는 건 이미 현실에서 증명됐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고, 서민 삶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는 전혀 없다. 중소기업 육성에 소홀하고 내수시장을 키울 생각은 안하고 정부나 여당이 힘 있는 재벌과 부자편만 들면 고용이 어떻게 창출될 것이며, 이 땅의 약자는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인지 한숨만 나온다.

사회적 양극화, 빈부격차, 청년실업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화시키는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 자신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대선 공약까지 휴지통으로 던져버리고 남 탓, 야당 탓만 집권세력에게 더 이상 무슨 기대를 한단 말인가. 창조경제 한다면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 힘으로 몰아내고, 국정교과서로 국민의 머리 통제하고, 테러방지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으로 감시하고 공포분위기 조성하겠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박근혜 정권 하에서 청년실업률과 경제가 사상 최악으로 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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