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언론매체를 통해 만나는 대학이 참 불안하다. 얼마 전인가 모 대학 MT에서 성적인 문구를 사용했다고 하여 한바탕 난리를 피우더니 조금 잠잠해진 듯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별 해괴망측한 짓거리로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도대체 대학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적어도 지금 하는 행동들을 보면 그렇다.

부산 지방대인 D대학 화학공학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신입생들에게 가래, 담배꽁초, 음식물 등을 섞은 오물 막걸리를 뿌리는 가혹행위 사진이 SNS상으로 올라오자 추가 제보 사진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학교 학생대표가 한 말이다. 학회 창설 기념 고사의 하나로 액땜 행사를 하는 전통이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자식을 대학에 보낸 부모들은 이런 광경이 SNS를 통해 전해지자 아연하고 있다. 한 마디로 비싼 돈 들여 아이를 대학에 보냈는데 이런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 대학 학생대표는 이런 행위가 액땜 행사의 하나로 전통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런 몰상식한 가혹행위가 과거에도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 해괴한 행동이 SNS를 통해 항간에 알려지자 이번에는 전라북도 O대학에서도 이런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팔 티셔츠를 입은 신입생들에게 선배들이 막걸리를 퍼붓는 사진이 공개된 것이다. 이것도 대학생활을 잘하라는 일종의 액땜 의식이라니 참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질 않는다.

대전의 M대학에서는 학과 MT에서 성희롱성 구호가 적힌 깃발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학과 대표는 MT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학교에서 진행되는 성폭력예방 교육을 받겠다고 밝혔단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대체 대학이라는 곳이 무엇을 하기 위한 곳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문제는 뒤늦게 SNS를 통해 사건이 밝혀진 다음에 해결을 하겠다거나 관계자 처벌을 하겠다고 나서는 대학들이다. 학생들이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었는데도 몰랐다는 것은 대학이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저 학생들을 받아놓고 정작 대학이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은 채 무슨 일들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

대학이 심각하게 병들고 있다. 물론 전체 대학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이런 병이 든 대학으로 인해 자녀를 대학에 보낸 학부모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대학은 고등교육 단계로 구분하였을 경우 가장 높은 단계인 고등교육의 핵심 교육기관이다. 대학이 정말 지성인을 배출하고 사회의 귀감이 되는 동량들을 배출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은 ‘돈벌레’가 되지 말고 대학에서 이런 해괴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감독 기관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종현 (수원지체장애인협회장)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