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TV 캡처)

전 경제수석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보다 더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 정책심포지움의 주제발표에서 “박근혜 정부는 성장지상주의 정책을 폈지만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9%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못 미쳤다”며 “이마저도 가계 및 국가부채 급증, 부동산 경기 부양 등 무리한 경기부양책에 의존해 이뤄진 것”이라고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비판했다.

김 교수의 진단이 아니더라도 다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절망’ 그자체이다.

생산과 소비, 투자 모두 역대 최악이다. 국가채무는 2월 현재 602조로 현 정부 출범 후 150조원이 늘었고,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넘어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 된지 오래다.

노동자는 절반이 비정규직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근로자파견법 제정으로 비정규직을 더 늘리자고 한다.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자식 키우느라 한창 돈이 필요한 고령 노동자의 임금 삭감을 노린다. 10대 재벌이 내부유보금으로 수백조원을 쌓아놓고 있는데 더 지원해주려 하니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모르겠다.

청년 실업률이 2월말 현재 12.5%로 역대 최악이다. 취업도 못하는 젊은이들은 연애도, 결혼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노인빈곤률, 노인자살률도 OECD 가운데 최고이다. 박 대통령은 노인연금 2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이에 항의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수만명을 실업으로 몰아넣고, 남북 긴장을 고조시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만 높였다. 총선 기간에 대구와 부산의 창조경제센터 방문한다면서 진박후보 지원하며 정치개입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대통령이다. 역사 국정교과서, 테러방지법 추진해 국민의 머릿속을 장악하려 하면서 창조경제 한다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첨단산업 미래 먹거리 창출, 산업재편, 부실기업 정리는 못하고 최근에는 ‘양적완화’ 한다면서 돈 풀 생각만 하고 있다. 효과도 의문이고 부작용도 우려되지만 총선 국면에서 그런 보여주기식, 쉬운 경제살리기 방식을 내 놓는 이유가 불순하다. 정부와 여당이 이렇듯 무능하니 한국경제가 위기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합쳐 ‘잃어버린 경제 8년’이라 하고, 잃어버린 일본의 20년을 닮아가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현 정부 하에서 한국경제의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이런 경제위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항상 남 탓, 국회 탓, 야당 탓만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무능과 실정을 남에게 떠넘기기만 하는 대통령과 정부에게서 무슨 희망을 찾겠는가.

새누리당 정권은 여지껏 실패한 경제정책을 또 다시 총선 국면에서 들고 나왔다. 규제완화로 재벌에게 특혜를 주면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철지난 대책이다. 강봉균 선대대책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는 데에는 재정경제부 장관까지 한 사람의 인식수준에 자괴감마저 든다.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로 시대적 과제인 사회적 양극화를 개선하고 국내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경제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는 상식이 아니던가. 소수 재벌 육성 위주의 경제로 낙수효과를 노리는 경제정책이 파산됐다는 것은 현실이 증명하는 바이다.

1%의 대기업과 99%의 중소기업으로 되어있는 우리의 경제구조에서 기술개발도, 일자리 창출도 재벌보다는 중소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IT발달과 자동화 기술 때문에 재벌은 투자해도 고용창출이 되지 않을뿐더러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없어 투자를 하지도 않는다.

재벌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막고,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구조를 만드는 것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여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을 안정시키고 국내시장을 키워야 함은 물론이다. 이것이 지나치게 해외시장 의존적인 몇 개 산업, 대기업 위주 한국경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상식적인 경제의 ABC 조차 무시하고 재벌에게 특혜를 주며 그들만의 허약한 경제체질을 만들어내는 마피아적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에게 있다. 집권세력을 선거에서 심판하고 새로운 경제팀을 세우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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