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이다”. “아니다 네 탓이다”

내 탓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없다. 20대 총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각 당마다 들고 나온 것이 경제론이다. 안정적인 경제를 추구하려면 자신들을 뽑아 과반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하는 새누리. 경제는 실패했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심판을 해야 한다는 더민주. 이제는 양당체제를 청산해야 한다고 하는 국민의당. 하나같이 “내 탓이요”는 없다.

민초들은 날마다 허리띠를 졸라맨다. 날이 갈수록 점점 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가는 치솟고 부채는 늘어만 간다. 거리에는 노숙자들의 숫자가 부쩍 늘었다. 도대체 이 나라가 과연 국민을 안중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모두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서로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선거판이 가열되면서 민초들은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정말 이대로 봄은 영영 사라지는 것일까? 계절은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봄이 왔건만 민초들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칼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데도 모두가 잘났다고 한다. 서로가 책임이 없다고 하면 도대체 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일까?

길거리에 현수막이 요란하게 걸렸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홍보차량이 소리를 내지르고 있고, 건널목에는 홍보판을 든 운동원들이 지나는 사람에게 번호를 대며 찍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민초들의 입에서는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한 마디로 “그놈이 그놈”이라는 것이다.

민초들은 관심이 없다. 그럴 공약을 남발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얼굴이 찌푸려진다. 늘 들어왔지만 점점 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장터에서 들리는 소리는 하나같이 “손님이 없어”라는 말이다. 선거철에 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못하다고 한다. 하기에 기대를 걸지 않는단다. 걸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말이야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처럼 떠들어댄다. 하지만 정작 민초들에게는 봄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늘 그랬다. 뽑아만 주면 당장 살판 날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뒷이야기는 늘 남의 탓이다. 그래서 민초들은 이번에도 불안하다. 관심을 가져도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녕 이번에도 봄은 오지 않는 것인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가 짜증스럽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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