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집권 시대의 한국경제를 지표로 살펴보면 역대 최악이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가계부채 1300조, 국가부채 1285조, 기업부채 2347조원, 15개월 연속 수출 감소, 최악의 내수, 전체기업의 10%에 달하는 한계기업, 청년실업률 12.5%,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달하는 비정규직,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 49.6%로 OECD 국가 중 1위, 자살률 12년째 OECD 국가 중 1위, 출산률 세계 최저 수준, 상위 10% 부자의 소득이 하위 10%의 10.1배일 정도로 빈부격차 심화 등이 이명박 박근혜 집권 8년이 남긴 경제·사회 성적표이다.

국정교과서 추진, 노동법 개악 시도, 유승민과 비박계 공천학살, 개성공단 폐쇄와 군사적 긴장 고조 등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파탄도 심각하다. 한 마디로 이 기간 동안 국민 대다수 삶의 질은 추락을 거듭해 왔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이번 4.13총선에서 새누리당 정권이 압승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 비박 간 암투와 막장공천에 대한 국민적 비판으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최근 급락하고 있지만 야권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여론조사나 각 정당의 자체 진단에서도 야권 정당들의 우세 지역 전체를 합한 것보다 새누리당 한 정당의 우세 지역의 수가 훨씬 많다. 예컨대 한 신문은 최근 각 당 판세 분석과 언론사 여론조사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새누리당 103곳, 더불어민주당 30곳, 국민의당 13곳, 정의당 1곳, 무소속 7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표 당일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새누리당은 과반, 경우에 따라서는 국회선진화법 무력화와 개헌에 필요한 180~200석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이 그동안 보인 오만과 반서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최소한의 견제도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몰락한다면 이 나라의 불행은 예고된 운명이다. 야권의 지리멸렬함과 취약한 지도력이 근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국민의당 안철수와 천정배 두 공동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

천 대표는 2015년 4·29 재보선 과정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호남정치 복원을 내걸며 지역감정 조장과 야권분열의 씨앗을 뿌렸고, 안 대표는 명분도 없는 탈당과 야권연대 거부로 현재의 위기상황을 심화시켰다.

이들은 자신들의 국회의원 자리나 대권 욕심에 눈이 멀어 자기중심적인 제3당체제 구축을 주장하며 현실을 왜곡시켰다. 여도 야도 아닌, 보수와 진보를 왔다 갔다 하는 모호한 노선으로 양당 체제를 극복한다면서 호남 지역감정과 반노 반문 정서 확대 재생산 전략으로 자신의 생존을 모색해 왔다. 호남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안철수 후보 한명만이 당선권에 있는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잘해야 2~30석 규모의 호남자민련을 구성할 수 있다. 입만 열면 새정치 실현과 기성정당의 무능력을 극복한다고 떠들었지만 정작 이들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은 기존 어떠한 정당보다도 더한 구태와 무능이었다.

퇴출 대상이라고 비판받던 호남 기득권 의원과 비리정치인과 함께 하기, 교섭단체 구성과 정당보조금 확보를 위한 기존 정당 탈락자들 이삭줍기, 비전과 정책의 제시 없이 실체도 모호한 친노 패권주의와 호남 홀대론의 무한 반복과 확산, 안철수의 사당화 논란과 계파 간 자리 나눠먹기, 이승만 국부 논란, 이희호 여사 면담 당시 불법 녹취, 테러방지법과 필리버스터 등 사안마다 모호한 입장과 무책임한 행동, 전국적으로 새누리와 더민주 공천에 끼지 못하는 자질 떨어지는 인물 공천하기 등이 이들이 국민에게 보여준 실체였다. 기껏 이런 수준의 제3정당을 만들고자 야권을 분열시키고 나라의 운명을 풍전등화의 상태로 몰아 넣은 것이다.

그러나 4월 13일은 이미 코앞에 다가왔고 야권분열은 현실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권교체는 힘들어지고 새누리당 장기집권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야권의 지지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하나뿐이다.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줌으로써 실질적인 단일화를 관철시키는 것이다. 인물에 대한 투표는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정당 투표는 기득권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보수 정당을 뛰어넘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보수 진보 양 날개가 건전하게 작동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삶, 우리가 살아갈 사회를 희망 있게 만드는 것은 투표장까지 가서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하는 우리 각자의 참여에 달려있음을 명심하자.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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